코로나19 팬데믹이 선포된 지 4개월, 우리는 오늘 하루도 숨 가쁘게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바이러스와의 낯선 싸움을 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각 가장 최신 머리기사 ‘영국, 코로나 19로 인한 고독사 급증’을 읽고 불현듯 말 못 할 두려움과 무서움에 또 한 번 등골이 오싹해진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열정과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을 우리 모두 믿고 있지만 결코 4개월이라는 긴 시간 앞에서 또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제2, 제3의 도전 앞에서 우리는 조금씩 몸을 웅크리게 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전쟁이 1막을 지나 2막으로 넘어가는 이때, 우리의 자세와 각오도 사뭇 달라져야 한다. 섣불리 승리를 확신하고 방심하는 잘못도 없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적은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비대면 사회에서 자신의 정신 건강을 스스로 지켜나가는 것이 곧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즘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린, 마스크를 쓰고 관객 앞에선 공연예술인의 모습에서 필자는 총알이 빗발치는 최전선에 목숨을 건 병사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몸부림은 취소된 공연으로 억눌린 예술가의 갈증과 경제적인 어려움의 표현뿐만 아니라, 한 편의 코로나19 의료 행위를 보는 듯하다.
팬데믹 상황 이후 온라인 공연 콘텐츠가 두 배 이상의 성장을 보인 것을 비롯해 자유를 구속당하고 가족과 이웃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한마음으로 노래한 발코니 연주회, 드라이빙 극장, 무관중 공연 중계, 코로나 극복 관련 온라인 공연에 이르기까지 팬데믹 상황 속에서 공연예술의 위대한 가치는 거듭 증명되고 있다.
그러므로 공연예술의 새로운 도전에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고립되기 쉬운 비대면 사회 속에서 최소한의 정서적 방어선을 구축해야 하고, 둘째, 확진자의 증감 소식에 가슴 떨며 공연 취소와 연기가 반복되는 치열한 전선에서 싸우는 공연예술인의 승리가 곧 대한민국의 승리를 알리는 시금석이 되기 때문이다.
송창진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교육본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