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받아들이는 우리의 태도

일제강점기에 한쪽 팔을 잃은 만도, 그리고 6ㆍ25전쟁 때 한쪽 다리를 잃은 그의 아들 진수. 소설 ‘수난이대’는 제목 그대로 아버지와 아들, 2대에 걸친 수난에 관한 내용으로 전쟁피해자들의 아픔을 말하고 있다. 우린 이 책에서 전쟁피해자들의 고통을 통해 그리고 그 고통을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삶의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아들이 전쟁에서 돌아오는 날, 만도는 멀쩡한 아들이 아니라 한쪽 다리를 잃은 아들을 만난다. 처음 진수는 못살 것 같다며 절망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만도가 계속 위로와 희망의 말을 해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두 부자는 외나무다리를 만나게 된다. 두 인물이 어떻게 다리를 건널지 막막하기만 했는데 이때 만도는 아들 진수를 업고, 진수는 아버지 손에 든 고등어를 들었다. 이렇게 외나무다리를 건너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이 책에서 외나무다리는 무엇일까? 무엇을 의미할까? 얼핏 보면 별 의미 없는 다리로 생각할 수 있지만 난 이 외나무다리를 전쟁으로 인한 장애를 입은 피해자들의 인생에 비춰 생각해 보았다. 균형을 잡기 어렵고, 자칫하면 아래로 떨어질 위험도 있다. 보통 사람은 건너기 쉽겠지만 한쪽 팔이 없고, 한쪽 다리가 없는 사람한테는 혹은 전쟁 후유증으로 힘든 사람한테는 매우 불안정하고 위태롭다. 어쩌면 전쟁피해자들의 인생도 이럴지 모른다. 불안하고 위태롭고 쉽게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두 부자의 모습을 보고 그 어떤 시련과 고통도 협력의 힘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비극을 받아들이는 부자의 모습에서 부정적인 태도보다는 긍정적인 태도가 훨씬 많이 묻어난다. 이 모습을 보고 나는 힘들고 어려운 문제 앞에서 어떤 태도로 문제를 받아들였는지 생각해 보았다. 시험성적이 낮게 나왔을 때, 훨씬 잘뛰는 친구들과 우리 반이 경기할 때 등 여러 상황 속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는 좋은 결과가 나왔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포기했을 때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이것이 모두 우연인 건지 장담할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우리는 시련이 눈앞에 닥쳤을 때 좌절과 분노의 태도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긍정적인 사고로 받아들였을 때, 서로 협력했을 때, 비로소 그 안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고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고양 제일중 김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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