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어떤 하루’에 ‘서동요 작전’이라는 것이 나온다. 요약하자면 헛소문을 퍼트려 본인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인데, 여기서 서동은 헛소문을 퍼트려 예쁘다는 셋째 공주와 결혼하게 된다. 서동은 매우 머리가 좋은 것으로 표현돼 있는데 이때 선화공주의 입장은 어떨까?
본인은 만난 적도 없던 사람이 어린 아이들을 시켜 헛소문을 퍼트리고 아버지는 자신을 믿지 않고 화를 내면서 백관들은 귀양을 보내자고 한목소리로 말하는데 과연 서동이 좋게 보일까? 물론 동화에서는 선화공주가 서동을 자신의 운명이라 믿었고 서동은 황금의 위치를 알았기 때문에 결국 행복한 결말로 끝났다. 하지만 선화공주가 운명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면, 서동이 황금 위치를 몰랐다면 과연 어땠을까? 이렇듯 소문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소문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어 학창시절 누구랑 누가 사귄다더라 등의 소문을 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웹툰 녹두전에서 ‘말이라는 것은 보이진 않지만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어서 하는 말대로 다 이뤄진다. 더욱이 불행은 그 힘이 더 커서 조심해야 한다’라는 대사가 있다. 나는 남의 이야기라면 더더욱 힘을 갖고 더 멀리 퍼져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속담으로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이야기에 관심이 있지만 진실 여부는 잘 판단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중에 거짓으로 판명났을 땐 이미 관심을 잃고 ‘나는 그럴 줄 알았어’라며 뒤늦게 두둔해주거나 ‘그래? 아니면 말고’라며 발을 뺀다. 하지만 사실이 밝혀진 뒤라면 이미 그 피해자의 마음은 이미 갈기갈기 찢긴 다음이다. 그 사람이 자신에 대한 자극적인 말, 그로 인해 들은 좋지 않은 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자신은 그러지 않은 척 “난 아닐 줄 알았다”라고 하며 자신을 합리화한다. 물론 안 그런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열 사람이 한 칭찬보다 한 사람이 한 욕이 신경쓰이고 많은 사람이 한 사람에게 한 좋지 않은 말은 그 사람에겐 독이 돼 점차 옭아맨다.
허위 사실이나 아니면 진실이라도 죄에 대한 것이라면 욕을 먹을 수 있지만 지은 죄보다 더한 욕을 먹으면 안 될 것이고 남이 지어낸 말에 상처 입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할 것이다. 남들의 관심을 받는 직업일지라도 사생활이 침해받거나 단면만 보고 그냥 어디서 들었다고 욕먹는 것은 싫을 것이다.
시흥 한국조리과학고 박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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