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스포츠 연예인 유감

스포츠스타 출신 연예인들이 요즘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이다.

천하장사 씨름선수였던 강호동에서 시작된 스포츠연예인들은 스포츠의 패기, 순수함, 현역시절 거둔 실적까지 합쳐져 일반 연예인과는 확연히 다른 스페셜 그룹으로 분류된다. 스포츠뉴스를 장식하던 ‘선망의 대상’인 이들이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호기심 가득한 시선이 방송출연 요청으로 이어지고 있다.

방송에서 맹활약하는 서장훈과 현주엽을 보면 기자 시절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에 놀라곤 한다. ‘PD스카우트 0순위’, ‘예능의 블루칩’ 등 세간의 평가에 고개가 크게 끄덕여진다.

그러나 텔레비전에서 만나는 이들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해당 종목 간판선수 출신이고,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내외 대회를 누볐던 대표 출신이 국민과 팬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다시 스포츠계와 꿈나무들에게 쏟아 부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바람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전문체육 고사 위기다. 학교운동부의 방과 후 훈련 및 대회참가는 완충장치 없이 시행을 권고하는 일방적 체육정책으로 “학교운동부 하기 어렵다”라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포기자가 늘고 있다. ‘스포츠클럽이 답이다’ ‘생활체육 육성을 통한 전문체육 선수선발’등의 주장은 현장의 아우성과 생리를 모르는 교과서적 발상. 독일, 덴마크, 일본 등 스포츠선진국과 우리의 현실, 인프라 구축 주최와 관리자가 엄연히 다르다.

최근 프로농구 전 감독의 전문체육 지도자 변신은 선수들에게 좋은 롤모델이자 울림을 준다. 전주 KCC 전신인 현대에서 농구를 시작한 ‘원 클럽맨’ 추승균 전 감독이 ‘엘리트 바스켓볼 아카데미’를 열었다. 스탭슛 훈련, 기본기 훈련 등 학생선수들을 대상으로 차근차근 원포인트 레슨을 한다. 전문체육 선수뿐 아니라 농구에 관심 있는 선수나 동호인에게도 농구를 제대로 이해하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스포츠스타의 변신은 무죄’다. 그러나 그 변신이 한국 스포츠를 발전시킬 수 있는 변신이길, 꿈나무를 이끌고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는 변신이길 바란다.

계은영 고양시 스포츠전문위원, 스포츠산업 박사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