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학교 스포츠클럽의 미래

체육교육 전공자로서 교육 현장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부터 항상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은 생활체육을 통한 학생들의 건강 증진, 즐거운 체육 활동이었다.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체육 활동은 개인의 건강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건강한 육체가 건강한 삶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초창기(2005~2013년) 학교 스포츠클럽은 양적 팽창에 역점을 두고 많은 학생이 스포츠클럽에 등록하고 활동하도록 예산, 인력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경기지역은 전체학생의 약 70%에 달하는 110만 명이 학교스포츠클럽에 등록해 현재 상당히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체육 활동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초창기 양적 팽창을 거치면서 많은 문제점과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활성화된 학교 스포츠클럽 운영은 현장 체육교사들의 노력과 희생이 빛을 발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 입시라는 장벽에 학생의 건강이 소홀히 다루어지고 학교스포츠클럽의 활동도 상당히 위축되고 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스포츠 활동이 제한받고 있는 실정이다. 중ㆍ고교 시기 학생의 스포츠 활동 참여 부분을 대학입학 사정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로 참작하는 미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스포츠 활동 참여를 고려한다는 것은 학생의 건강은 기본이고 협동심, 리더십, 스포츠맨십 등 사회 구성원으로서 한 인간의 자질을 평가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입시 정책을 개선하려는 목소리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학생들이 성장하여 조화로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몫을 다하려면 일단 학생 본인의 건강한 육체와 생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현장에서 학교스포츠클럽이나 7560+ 정책 등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체육 활동이 대학입시의 문턱에서 단절되고 심지어 대학 진학 후에는 개인의 의지에 따른 사적인 선택의 영역으로 넘겨진다면 결국 생활체육은 끝이 보이는 도전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가 공감하는 것은 건강한 체력 유지의 필요성과 각종 감염병 및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건강관리의 중요성이다. 교육과 사회는 유기적인 관계이다. 건강한 사회를 꿈꾼다면 그것을 이룰 수 있는 토대, 즉 교육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사회 각 분야에 대한 대책의 논의가 이루어지는 요즘, 입시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논의할 때 국민의 건강을 그 중점에 두고 깊은 숙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황교선 송호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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