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자 미래사회를 이끌 인재양성이 이루어지는 최종 교육단계이다. 따라서 사회가 변화되는 모습을 발 빠르게 예측하고 선제적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글로벌 환경의 변화는 미국 패권주의 약화, 양극화 심화와 고용 없는 성장의 지속, 국제적 이동 증가와 인구 구조의 변화,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사회의 도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지구촌의 많은 대학이 ESD(지속가능발전교육)나 SDGs(지속가능발전목표)를 통해서 고등교육의 위기극복을 시도하고 있다. SDGs 교육·연구·실행이 ‘지속 가능한 사회-대학’을 만드는 국제-지역적 사회혁신 역량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UN SDSN(유엔 지속가능발전 해법 네트워크)은 대학이 SDGs 교육·연구·이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그것은 새로운 교육·연구 수요 확보, 협치형 대학운영과 혁신, 외부 섹터와 협력, 글로벌 대학 이미지와 인지도 제고, 새로운 자금 조달 접근성 확보 등이다.
유럽은 이미 발트해 지역 대학과 고등교육 기관을 아우르는 국제 네트워크인 발트대학교 프로그램(BUP)을 통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조직으로서 대학 교육과정의 상을 제시한 바 있다. BUP는 학생과 파트너에게 양질의 교육과 다양한 컨퍼런스를 제공하고 정부·기업·시민사회와 공동 교육·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 대학에서도 SDGs 교육과정 개설, 지역, 부문의 경계를 넘어 타 기관, 섹터와 연계한 학제 간 연구, 국경을 넘는(Cross-Border) 교육, 지역 거점대학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쿄대학의 ‘미래사회 이니셔티브(FSI)’는 SDGs를 매개로 한 벤처 생태계 확대, 기업과 공동연구 성과의 사업화, Society 5.0 실현을 위한 지역사회 협력, 지역연구기관 설치, 대학을 거점으로 한 지역 스마트화 보급, 지역에 걸맞은 데이터 활용형 산업 창출, 해외 산학협력 등을 과제로 설정한다.
세계적인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즈 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의 대학 영향력 순위 발표도 대학의 SDGs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THE 세계대학 영향력 순위’는 평화적이고 포용적인 사회건설을 목표로 하는 지표들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이는 SDGs 이행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하여 대학을 평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참여 기업의 확대,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 이클레이(ICLEI)’의 야심 찬 활동도 SDGs를 통한 대학 혁신의 촉진제로 작용한다. 문제는 한국 대학의 혁신 의지다. 21세기 한국 대학은 도시 내의 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창언 한국 NGO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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