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20년 에너지 이용 합리화 실시 계획’을 마련했다. 기후 변화에 순응할 수 있는 도시가 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절약형 산업기반 조성이 하나다. 안전하고 쾌적한 녹색 교통기반 조성도 있다. 에너지 효율이 우수한 건축물 보급 확대도 있다. 공공기관의 에너지 절약 확산도 있다.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다.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를 건 없다. 우리는 좀 다른 곳을 본다.
인천이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본(本)이 될 것을 주장하려 한다. 본보에 인천 지역의 에너지 사용 실태가 실렸다. 천연자원 상태에서 공급하는 에너지를 1차 에너지라 한다. 이 에너지 비중이 석탄 37.4%, 액화천연가스(LNG) 20.4%, 신재생에너지 2.4%다. 전국 평균을 보자. 석탄 28.2%, LNG 18%, 신재생에너지 5.6%다. 석탄이 전국보다 9.2%p나 높고, LNG가 2.4%p 높다. 반대로 신재생에너지는 3.2%p 낮다. 추이가 비슷한 통계들이 많다.
기후 변화 대응은 인류의 공통 과제다. 단순히 강학적ㆍ추상적 수준을 넘었다. 기후 대처 없는 기술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 EU는 기후에 대처하지 않은 기술은 자동차부터 막았다. 우리 생활에서도 밀접한 일상이 됐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위협이 최대 관심사다.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이런 필연성에서 기인했다. 녹색 성장과 기후 변화 대응을 통해 산업 체질을 바꾸려는 시도다. ‘문재인 뉴딜’도 이걸 강조하고 있다.
시간과 재원이 드는 일이다. 어느 한순간에 모든 지역을 바꿀 순 없다. 결국, 선택과 집중의 묘를 살려야 한다. 그렇다면, 그 대상은 어디여야 좋을까. 우리는 인천 지역이라고 감히 단정한다. 첫 번째 근거는, 세계에 보여지는 상징성이다. 인천공항 물동량은 세계 3위다. 올 상반기에는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인천의 신재생에너지화(化)는 전국 어디보다 세계에 줄 메시지가 크다. ‘한국의 변화’로 여겨질 것이다.
또 다른 근거는, 역설적이지만 현재의 열악한 구조다. 봤듯이 낮아야 할 석탄ㆍLNG 비중은 크고, 높아야 할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작다. 시민들은 여기서 파생된 고통을 체감하고 있다. 인천 지역 미세먼지가 수도권 최악임이 이제 ‘뉴스’도 아니다. 인천을 신재생에너지의 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견 없이 얻을 수 있다. 천문학적 혈세를 쓰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에 인천만한 지역이 없다. 단언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침묵하면 주지 않는다. 앞서의 필연적 조건을 근거로 중앙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그래서 인천이 문재인 정부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시범지가 되도록 해야 한다. ‘녹색 뉴딜 예산의 큰 덩이를 떼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지역 정치다. 지역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 청와대ㆍ정부ㆍ정치를 움직이는 일이다. 정치권이 시작해야 한다. 시민은 서명으로, 청원으로 뒷받침할 것이다.
인천의 맑은 하늘은 ‘2020년 에너지 이용 합리화 실시 계획’만으로 벅찰 것 같아서 하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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