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글쓰기의 중요성

직업이 도의원인지라 늘 현장에서 주민을 만나고 소통하지만, 막상 뒤돌아서면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후회하지 않으려고 메모를 해보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이 습관화되지 않아서인지 쉬 잊어버릴 때가 잦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생각을 서술해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내 생각을 마구 써내려가는 것과 내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하게끔 쓰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펜 가는 대로 써 내려갈 수는 있지만, 타인이 이해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의 학교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단순한 지식의 암기에 의존하여 쉽게 평가할 수 있는 주입식 교육에 젖어 있다 보니 더더욱 자신의 글을 쓴다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최근 지방신문에 반가운 얼굴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이 학생기자가 되어 여러 가지 사회 이슈와 학교소식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쓰고 있고, 게재되고 있는 것이다. 지방신문사가 적극적으로 지면을 할애주기에 가능한 부분이지만 전문기자 못지않은 학생기자의 글 솜씨에 놀라고, 청소년과 중장년층이 함께 교감할 수 있는 소식들로 구성되어 마을공동체에 가교역할을 하는 것 같아 지켜보는 마음마저 훈훈해진다.

경기도교육청은 각급 학교가 신문을 통한 NIE(신문활용교육)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데, 전국 시·도교육청 중 처음으로 도내 220개 초ㆍ중ㆍ고교에 ‘학교 인터넷신문’ 운영 시스템을 개발ㆍ보급하고 있고, 동영상 촬영, 편집 등 디지털세대에 맞춰 1인 크리에이티브 교육도 병행하고 있어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렇게 갖추어진 플랫폼 속에서 학생들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글과 동영상을 게재하며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고, 다양한 메시지를 평가ㆍ분석하고 이해하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능력도 키우고 있다. 과거 교내 신문반 학생들이 종이신문을 제작하던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가정과 학교 등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는 정보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미래의 아이들은 기성세대인 어른들과는 분명 달라야 한다. 같으면 머무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이 사회가 발전하는 수준만큼 아니 그보다 먼저 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교육환경 변화가 무척이나 반갑기만 한 요즈음이다.

조광희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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