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상담한 가족이 있다. 아들은 게임과 친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중학교 2학년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교 이외에는 외출이 금지됐다. 아들은 지치고 답답하다.
서서히 친구들과 약속을 하고 노래방에 가고 피시방으로 간다. 엄마는 이런 아들이 걱정되고 불안하다. 엄마는 외출하려는 아들과 매일 싸운다. 이제는 불안을 떠나 무기력해진다.
아빠 또한 직장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인해 직원들과 물리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거리감도 생겼다. 가정에서는 아들과 아내의 다툼을 보는 것에 힘들다. 아빠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편하지가 않다.
아내는 아들과의 싸움에 방관하고 있는 남편이 야속하고 서운하다. 가족 모두 예민해지고 무기력해진다. 가족들 간의 일상이 코로나에 연결되어 정서적·신체적으로 소진되는 번 아웃 증상을 보이고 있다.
번 아웃 증상은 지속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정서적 증상으로 극심한 피로감과 불안, 무기력, 우울, 의욕상실, 자기회의, 좌절 등이 나타나고 신체적으로는 면역력 저하, 불면증, 식욕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 밖에도 인간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업무능률저하가 뒤따르며 전반적으로 열정이 떨어져 자기회의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렇게 자신이 번 아웃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좋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명상, 여행, 취미활동, 대화, 심리상담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회복시켜야 한다. 스스로 자신을 돌보면서 긍정적 활동을 하다 보면 회복탄력성과 함께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그동안의 방식에 변화가 생기는 인지재구조화가 일어난다.
7월 말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가족과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반드시 무엇인가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서로 취향을 존중하고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진정한 휴가를 보내는 건 어떨까.
윤미정 尹가족치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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