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연암예술제 올슉업에서 ‘실비아’역을 맡게 된 것은 커다란 도전이었다. 배역 오디션을 보기 전에 1지망으로 실비아를 썼을 때 대다수 주변 사람들이 실비아가 내 이미지와 목소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때 나는 내가 미래에 배우가 됐을 때 지금처럼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정적인 내 이미지를 깨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배역에 지원하게 됐다.
배역을 받게 된 후에는 실비아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정형화된 이미지에 얽매이는 것이 아닌 내 장점과 특징을 살린 나만의 실비아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준비했다. 또 실비아라는 배역이 자주 등장하는 배역이 아닌 만큼 등장할 때마다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고 솔로 넘버인 ‘There’s always me’를 가장 많이 신경 써서 만들어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에서 정말 커다란 관객들의 환호소리를 들었을 때 “아, 내가 원했던 실비아를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목표를 이룰 수 있게 옆에서 도와준 동기들과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잃지 않도록 지지해 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동시에 무대 위에서 공연하며 다시 한번 배우라는 내 꿈에 대한 확신과 다짐을 갖게 됐다. 그리고 1월부터 시작된 공연 준비 도중에 갑작스럽게 터진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두세 달 공백기를 가졌다. 다시 학교에서 만났을 때는 공연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연습을 하는 답답함을 이겨낸 우리들의 모습이 공연하는 내내 스쳐 지나가 무대 위에 서 있는 순간이 평소보다 더 값지게 느껴졌다.
연극영화과는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조금이라도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올슉업을 관람한 모든 관객분께 이번 공연을 통해서 그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
천예은(안양예고 연극영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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