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의 양면이다. 원칙과 융통성. 원칙도 중요하고 융통성 또한 못지않게 중요하다. 두 개가 서로 다르지만 하나로 움직여야 시너지를 발휘한다.
법정스님은 ‘자에는 표준이 아니라 탄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칙은 굳건히 지키되 그때그때 발생하는 변수를 고려해 일 처리 해야 현명하다는 얘기.
굳어 있으면 발전이 안 된다. 업무를 처리하면서 매일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이는 나의 일 처리 기준이기도 하다. 매번 새기며 순간순간 요구받는 결정의 순간에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으려 노력한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요즘, 원칙과 융통성은 더욱 중요하다. 실내외 공공체육시설의 개방과 폐쇄. 무조건 막고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개방을 전제로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감염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고양시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지난 19일 발표한 수도권방역 강화조치 조정에 따라 공공체육시설은 옥외 22일, 실내 24일 개방했다. 수영장 등 실내체육시설의 일일 입장인원은 정원의 30%로 제한하고 실내빙상장은 고양시청 직장운동부, 학교운동부 등 전문체육 선수부터 개방한다는 것.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1박에 15만 원을 호가하는 높은 숙박료와 여비규정 사이에서 심각하게 고민했다. 공무원의 숙박비는 지역에 따라 5만~7만 원. 평창의 높은 숙박료에는 턱도 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그렇다고 사비를 들여 보충할 수도 없는 상황. 담당부서와 여러 차례 협의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NO. 규정이 없어 안된다는 것이다. 결국, 출장일수를 늘리고 여러 명이 한방에서 자는 것으로 겨우겨우 맞추기는 했지만, 쓴웃음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원칙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표준이며 지켜지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절댓값을 갖는 영구불변의 금과옥조는 아니다. 원칙과 융통성을 잘 활용하면 합리적인 운영으로 박수를 받을 수 있지만 잘못 해석하면 편법이 될 수 있음도 경계해야 한다. 공공체육시설 개방을 지켜보며 다시 한 번 원칙과 융통성을 생각해 본다.
계은영 고양시 체육전문위원/스포츠산업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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