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칼럼] 특성화고의 현장실습 속으로…

나는 특성화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이 글은 청소년 노동인권과 현장실습에 대한 교육을 받은 후 쓰는 글임을 밝힌다. 특성화고는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실력을 갖춘 직업인 양성과 고졸 취업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다. 현재 경기도 특성화고 수는 약 100여개이며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성화고는 고졸 취업을 목표로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에 파견하는 현장실습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보통 졸업 후 해당 기업에 잠정적 취업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취업률 상승에 큰 효과를 주고 있다. 하지만 현장실습 제도 운용 중 여러 사건ㆍ사고가 발생하면서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2014년 현대공업고등학교 3학년 김대환군(19)이 울산 ‘금영 ETS’에서 현장실습하던 도중 폭설로 공장 지붕이 무너지며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실습 업체가 금영 ETS의 하청업체였고 정규직도 아니고 비정규직도 아닌 현장 실습생 신분의 이유로 사망 후 업체의 처우가 소홀하지 않았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후 2017년 서귀포산업고등학교 3학년 이민호군(19)은 제주도에 위치한 음료 공장에서 현장실습하던 중 정비하던 기계에 깔리며 숨졌다. 그는 계속된 초과근무에 시달렸고 실습생으로서 그 이상의 업무를 했다.

이 두 사건 모두 근로기준법과 노동인권에 대한 사전교육이 전혀 없던 학교가 문제점이다. 이에 2018년 정부는 특성화고등학교의 현장실습 제도를 폐지했다. 그러나 취업률 감소와 학교가 학생들의 취업을 보장시키지 못한 채 졸업시켜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폐지 1년 만에 현장실습 제도를 다시 제정했다.

우리는 현장실습 제도 여부로 특성화고 취업률과 학생들의 노동인권, 근로안전의 딜레마 속에 갇힌다. 절대 제도의 폐지와 제정만이 답이 될 순 없다. 현장 실습생의 노동인권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 근로기준법에 대한 학교의 교육, 업체들의 인식 변화가 우선이다. 단순 실습생이 아니라 근로자라는 인식으로 대우를 해줘야 한다. 국민 모두의 사회적인 인식 개선 또한 필요하다. 노동권은 인간의 존엄성, 평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일하는 근로자 모두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존재다. 또한 모든 근무환경은 수평적 관계로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은 현장 실습생뿐만 아닌 일을 하는 우리가 모두 마음 속에 간직해야 한다.

시흥 한국조리과학고 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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