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15일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기의 얼굴에 피멍이 들었다며 불합리한 산후조리원의 실태를 고발한 한 엄마의 외침이 모두를 분노하게 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산후조리원에서 태어난지 15일된 아기 얼굴에 피멍이 들었다"는 호소와 함께 실제 아기 얼굴 사진과 그곳에서 목격했다는 바퀴벌레 사진이 게재됐다.
글쓴이가 공개한 사진 속 아기의 오른 뺨에는 선명한 피멍이 들어 있었다. 글쓴이는 "(피멍을 보고) 깜짝 놀라서 묻자 '뭐가 묻은 거 같다'며 식염수 솜으로 아기 얼굴을 문지르더라. 당연히 지워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멍과 관련해 조리원 측 조무사의 답변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뿐이었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하더니 글쓴이가 "CC(폐쇄회로)TV를 본다"고 하자, 한 조무사가 방에 와서 무릎을 끓고 사죄를 했다고.
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목욕시키다가 아기 얼굴을 자기 손톱으로 눌렀다"고 하더니, 이후에는 "귀여워서 볼을 조금 잡았다"는 변명을 내놓기도 했다고 글쓴이는 주장했다. 더욱이 계속해서 말이 바뀌자 글쓴이는 이들의 말을 더욱 믿을 수 없게 됐다.
결국 글쓴이는 아기를 데리고 다른 병원을 방문했고, 그곳 의사는 "신생아 얼굴에 이렇게 멍이 들려면 상당한 충격이 있어야 할 거다. 단순히 꼬집어서 생길 수는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신생아 얼굴에서 이런 모양의 피멍은 처음 본다"고 했다.
글쓴이는 진실을 밝히고자 조리원의 당일 CCTV 화면을 확인했지만 사각지대가 많고 화질이 좋지 않아 제대로 알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뒤척이는 아기를 외면한 채 의자에 앉아 잡담을 나누는 조무사들의 모습은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조리원에 있었던 10여일간 아이가 또 어떤 일을 당했는지 몰라 전체 CCTV를 확인하겠다고 했지만 조리원에서는 2~3일이면 다 지워진다며 거부했다. 다운로드조차 거절한 상황이었다.
해당 사건이 논란이 되자 조리원 측은 카페에 해명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마저도 현재 삭제된 상태다. 글쓴이는 "해명글에선 마치 이용금액 전액과 마사지 비용, 타조리원 이동금액까지 다 배상해주는 것처럼 글을 썼지만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오히려 아기 치료비조차 저희가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산후조리원 대표의 사과 한 마디조차 받지 못했다"며 "게다가 합의하지 않으면 아기 치료비조차 받을 수 없도록 보험에 제재를 걸어놓기도 했다. 조리원 대표는 손해사정사의 중재안도 반대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글쓴이는 "아기 얼굴에 피멍이 들고 가슴이 무너지지만 아직도 저희가 감당해야 할 것들은 많다. 산후조리원은 아무렇지 않게 계속 영업을 해나갈 것이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아무것도 모르고 이런 산후조리원에 들어가서 아이를 맡길 산모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저건 손으로 꼬집은 것 같다" "여기 언젠간 터질 줄 알았다" "저런 곳이 문 안 닫는 게 신가하네" "저도 여기 있었어요, 신생아실 인력 부족으로 맨날 뛰어다니고, 산모들한테 아기 보라고 새벽부터 수유콜하고..." "어떻게 이런 곳이 있을 수 있죠? 너무 화가나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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