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칼럼] 폭우 속 유린되는 노동자의 권리

폭우 속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오토바이로 운반하는 배달자, 택배 운송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빗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서 폭우가 쏟아져 사람이 숨지는 사고가 났는데도 오토바이를 타고 음식을 배달하는 사람들이다.

미끄러운 도로 탓에 넘어지지는 않을지 걱정하면서도 배달시간에 늦어 소비자의 컴플레인을 받을까 하는 걱정에 서둘러 길을 나선다. 설령 1~2분을 늦어 소비자가 환불을 요청하더라도 배달원이 전액 환불해내야 하는 입장이기에 자신의 몸을 챙길 처지가 아니게 돼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안은 마련돼 있지 않은지 의문이 들 것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폭우 등으로 인해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인 경우에는 배달지역을 1.5㎞ 이내로 제한했고 시간당 15㎜ 이상, 1일 강수량 110㎜ 이상, 호우주의보 발령 시에는 이를 1㎞로 제한했다. 하지만 고용주들 입장에서 이는 권고사항일 뿐 의무사항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내야 하는 고용주들은 이를 지키지 않은 채 노동자들을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배달원과 관련 업종 노동자를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택배노동자의 경우도 유사하다. 비 때문에 물건이 상하지는 않을지 걱정하며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다닌다. 비를 맞아 물건이 조금이라도 상하면 수백 개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상품을 배달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자 자신보다는 물건을 우선시하는 게 일상 다반사가 돼 버렸다. 이렇게 비가 오면 악화되는 상황도 힘들지만 무엇보다도 물건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속상하다고 한다.

사고나 침수의 경우에는 불가항력적인 자연현상인 만큼 해결과정 속에서 개인이 힘을 합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에 배려를 하는 것이 어떨까. 먹고 싶은 음식이 몇 분 늦게 왔다고, 기다리던 택배가 좀 젖었다고 화를 낼 것이 아니라 “비 오는데 천천히 오세요” 이런 한 마디를 건네보는 것이 어떨까.

윤다솜 (광주 경화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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