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던 예술공연 시장의 불씨가 또다시 꺼졌다. 다수의 의학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코로나 2차 확산이 현실로 다가왔고, 우리 삶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강제적인 의무로 바뀌어 가고 있다. 상황이 나빠져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시작되면 10명 이상 모임 불가, 재택근무 필수, 전면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 될 전망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시행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우리를 놀랍게 변화시키고 있다.
8월 한여름 마스크의 일상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고,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행동은 불편함을 넘어 불쾌감과 상식 이하의 저급한 행동으로 간주 되었으며,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반가운 이웃들이 서로 등을 돌리고 눈을 피해가며 인사를 나누는 아침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여겨지게 되었다. 이상과 같은 강제적인 비대면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적 동물인 우리에게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 중 가장 근본적인 부작용은 ‘고독감’, ‘코로나 19 우울증’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는 우리를 대면에서 비대면 사회로 변화시켜 놓았다. 역설적으로 우리는 마스크를 벗고 표정을 나누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가족의 소중함이 비로소 강조되는 시간에 놓여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추구해온 역행의 시간으로 코로나 19의 상황은 인류가 현대화의 삶 속에서 놓치고 흘려보낸 것들을 꾸짖기라도 하듯 우리를 고립된 존재로 몰아가고 있다. 오래전 인류 기원의 시기 동굴에서 모든 일상을 공유하는 씨족 공동 사회나 추운 겨울날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옹기종기 할머니 곁으로 모여 군밤과 고구마를 까먹으며 옛이야기를 듣던 시대의 모습으로 돌아가라는 경고를 보내듯 말이다.
국민의 절반이 일인 가족인 우리의 현실 속에서 그 옛날 동굴 속의 공동체와 구수한 옛이야기를 나눠줄 할머니와 같은 존재를 만날 수는 없는가? 코로나 19 비대면의 상황에서 진실로 서로 고독감과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며 소통할 수 있는 감정적 치유의 방법은 없는 것인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예술 사업의 가장 큰 화두가 우리 앞에 놓인 셈이다. 집단적 공개적인 일 방향의 문화예술 사업에서 벗어나 상호 소통하고 공감하는 쌍방향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개발이 절실한 때이다.
송창진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교육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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