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중국, 공공의 적이 되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수십 년간 ‘세계의 공장’으로 국제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세계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또한 한국의 기업뿐만 아니라 세계의 기업들이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런 중국이 왜 ‘공공의 적’이 되었을까.

살펴보면 공공의 적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 충분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유창한 거짓말이다.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쉽게 거짓말을 한다. 둘째는 타인에게 해악을 가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 셋째는 나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이다. 그리고 그 이기주의에는 타인의 것을 빼앗아 오는 것이 허용된다.

이 세 가지 기준에서 현재의 중국을 바라보면 왜 중국이 공공의 적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코로나19는 중국이 아니라 다른 어느 나라나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거짓말’이다. 중국이 발병 사실과 진실을 감추는 바람에 세계가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팬데믹으로 확산된 것이다. 사람들이 중국 정부를 ‘공공의 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발병’이 아니라 ‘거짓말’이다.

둘째는 중국 정부가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외치면서 이웃 국가들에 보이는 패권적인 팽창정책이다. 남중국해의 서사군도나 남사군도의 경우 중국 본토와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자원과 해상로에 대한 확보를 목적으로 자신의 영토라고 생떼를 쓴다. 심지어는 군사적 행동과 시위도 불사하여 이웃 국가들의 불안감과 원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힘을 기초로 타인에 대한 압박을 일삼는 것이 중국을 깡패국가로 보이게 한다.

셋째는 외국의 기술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거리낌없는 모방과 탈취다. 오늘 새로운 제품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일주일 이내에 그와 유사한 제품이 시장에 등장한다. 타인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을 너무 쉽게 죄책감 없이 훔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

중국이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은 우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우리와 인접한 중국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정책을 펼칠 때 좋은 이웃으로 서로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의 현재 지도부가 자신들이 왜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가에 대한 충분한 성찰과 검토가 필요하다.

박기철 평택대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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