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부부의 차이는 당연한 차이

“제 얘기를 들어만 달라고 하는데 남편은 자꾸 해결을 해주려고 해요.”, “아내는 문제가 일어나면 너무 감정적으로 처리하려고 해서 답답해요.” 갈등을 겪고 있는 다수의 부부가 하소연하는 내용이다.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가치기준으로 판단하려 하기 때문에 상대가 이해되지 않고 답답한 것이다.

이러한 갈등은 개개인의 성격과 기질, 성별, 환경적인 차이에 의해서 발생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일반적인 남녀차이를 살펴보면 남자는 좌뇌가 발달해서 목표지향적이며 수리, 공간지각, 분석적 사고가 발달한 편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경험했을 때 남자의 뇌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적게 분비되어 여자보다 더 많은 분노와 회피, 감정억제, 강압적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반대로 여자는 주로 우뇌가 발달해 관계 지향적이고 공감적이며 청각, 촉각이 발달해 통합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우수한 편이다.

따라서 부부싸움을 할 경우 남자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실에 근거한 정보를 탐색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여자는 감정적 지지와 공감적인 대화를 선호하는 동시에 평소에 많은 정보를 저장해두고 있다가 갈등이 생기면 예전의 기억을 소환해서 상황을 더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남자의 뇌 시상하부에는 성적 충동에 할애된 공간이 여자의 뇌보다 2.5배나 크다고 한다. 남성은 육체적 만족을 추구하고 성적인 욕구를 통해서 자신의 사랑을 확인한다. 반면에 여성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있어야 성적 욕구를 가진다.

또한 남자는 하루에 약 2천~4천 개 단어 정도를 사용한다고 한다. 반면 여자는 하루에 약 6천~8천 개 단어까지 사용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대화를 충분히 하면 뇌의 혈류량이 많아져서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남자의 3배 이상 이야기를 해야 만족스러움을 느낀다고 한다.

이렇듯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가정을 가꾸어 나간다. 그 과정 속에서 끊임없는 사건들을 겪으며 갈등이라는 부정적 고리 안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할 때가 잦다. 하지만 부부의 차이를 당연한 차이로 받아들이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그 다름이라는 사실이 결혼생활에 긍정적 연결 고리가 되어 서로 더욱 사랑하는 행복한 부부가 되지 않을까.

윤미정 尹가족치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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