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시작된 코로나19가 동거태세를 갖추고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혼자 놀기’가 생활화 돼가는 요즘, 여러 명이 있는 밀폐된 공간은 불편하고 덜컥 겁부터 난다.
스포츠계는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언택트(Untact)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홈트레이닝 기구가 코로나 초기에는 많은 관심을 끌었다. 집에서 화상을 보며 간단한 도구를 갖고 할 수 있는 근육운동이 주류다. 그러나 생활 속 거리두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반복되고 코로나상황이 일상이 되자 해외에서는 공공시설을 활용, 언택트에서 할 수 있는 운동도구들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돔 모양의 공간에서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는 기구가 등장했는가 하면 박스형태의 공간에 들어가 1인 피트니스를 하는 도구도 소개돼 관심을 끌었다. 또 상하좌우를 차단, 완벽한 1인 러닝이 가능한 머신도 등장했다. 그런가 하면 미로형태의 1인 러닝코스도 개발됐다.
그러나 한국은 공공체육시설의 개방과 폐쇄에만 집착하는 듯하다. 국내 공공체육시설의 관리주체는 대부분이 지자체다. 전국 총 4천974개(2000년 문체부) 가운데 4천941개(99.3%)가 지자체 관리다. 정부방침이 나오면 일사불란하게 문을 닫는다. ‘지자체의 상황에 따라~’라는 문구는 잊었다. 입시를 준비하거나 대회출전을 목표로 하는 체육전공 학생을 위한 ‘개방과 방역대책’ 고민은 없어 보인다.
관리자들은 기시미 이치로의 심리학책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를 신념으로 삼았을까. 그러는 사이 전문체육학생이나 일반인들은 평소의 3~4배를 요구하거나 집에서 2~3시간을 가야 하는 사설 체육시설로 발길을 옮긴다. 문체부나 대한체육회에서는 코로나상황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전문체육 전공자들을 위해 어떤 시설개방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하다. 1인 운동방법을 공공체육시설에서 도입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사설 체육시설을 찾아 고난의 행군을 가야만 한다.
코로나19 상황의 답답함보다 언택트 시대에 대비하는 체육계의 기민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곧 2021년도 본예산 편성이 시작된다. 지금이라도 공공체육시설의 언택트 운영을 위해 국내외 사례를 조사하고 아이디어를 모아 계획을 잡고 예산편성을 기대한다. 국민건강도 잡고 국내 스포츠산업도 육성하고 일거양득 아닌가.
계은영 고양시 체육전문위원/스포츠산업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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