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 감독, “팀 정상궤도 진입 위해 중심선수 살리겠다”
‘염갈량’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52)이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홈 경기서 68일 만에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이에 SK가 2020시즌 어떤 반전 모멘텀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염 감독은 지난 6월 25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을 치르는 도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 심신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올 시즌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SK는 10연패를 당하는 등 총체적 난국이었고, 염 감독은 수면과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불안 요소도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파이어볼러’ 앙헬 산체스(31·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동시에 팀을 떠났다. 그럼에도 5강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리그가 시작된 후 SK는 연패를 거듭했고, 10연패를 끊어낸 날에 염 감독은 주위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으며 쓴웃음을 지어야 했다.
염 감독이 다시 현장에 복귀했어도 SK의 현실은 여전히 어둡다.
1일 오전 현재 SK는 96경기서 32승1무63패를 기록, 리그 9위에 머물러 있고, 5위 KT(49승1무43패)와는 무려 18.5경기 차로 사실상 가을야구는 물건너 간 상태다.
또 시즌 초반부터 이어져온 악재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시즌 구원왕인 마무리 투수 하재훈(30)은 일찌감치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부상으로 짐을 싼 외국인 투수 닉 킹엄(29)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타자 타일러 화이트(30) 마저 최근 2경기 만에 손가락 미세골절을 당하며 전력서 이탈했다.
SK는 올 시즌 투수 이건욱과 김정빈, 타자 최지훈 등 새얼굴을 발굴하는 성과를 얻었지만, 풀어야할 과제가 더 많이 남아있다. 남은 경기 동안 패배의식을 지우는 동시에 다음 시즌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LG와의 경기 전 수척한 모습으로 인터뷰실로 들어온 염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두 달 간 자리를 비워 죄송하다. 팀이 정상적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그동안 무엇이 잘못됐는지 고민했고, 내 삶에 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부터 중심 선수를 살려 우리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해 희망을 드리겠다”고 피력했다.
2017년 단장으로 SK와 인연을 맺은 뒤 이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고, 2019년 감독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한 염 감독은 남은 48경기를 통해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염 감독 복귀가 팀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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