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쓰는 보증수표’ 로하스 있음에 KT 가을야구 꿈 영근다

9일 현재 37홈런ㆍ100타점 맹타…KBO무대 ‘커리어하이’ 예약

지난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전에서 연장 11회 결승 투런 홈련을 친 뒤 KT의 로하스가 홈으로 들어오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어제도 졌으면 분위기가 넘어갈 뻔 했는데 로하스가 결정적일 때 한방을 해줬네요.”

창단 첫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프로야구 KT 위즈의 이숭용 단장은 10일 중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산과의 원정경기서 승리한 뒤 또 한번 큰 고비를 넘긴 것에 안도했다. 전날 연장 11회 접전 끝에 멜 로하스 주니어의 결승 투런 홈런으로 4대2 승리를 거두면서 두산과 공동 4위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9월 들어서 6연승을 거두며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어깨를 나란히 한 KT는 8일 두 팀간 맞대결서 0대8로 완패하며 1경기 차 5위로 밀렸었다. 더욱이 5위 복귀를 노리는 KIA가 1.5게임 차로 추격하는 상황이어서 이날도 패했다면 4위 두산과는 2경기 차로 벌어지고, KIA와는 1경기로 좁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KT는 황재균이 3회 2타점 적시타를 날려 2대0으로 리드했다. 그러나 호투하던 선발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6회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살얼판 승부를 이어가던 경기는 연장 11회초에 갈렸다.

선두 타자 황재균이 볼넷으로 진루한 뒤 타석에 들어선 로하스는 두산 투수 권휘의 2구 포크볼을 통타, 외야 스탠드 중앙 깊숙한 곳에 꽂히는 135m 짜리 초대형 홈런을 쏘아올려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전 타석서 삼진 2개를 포함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로하스는 팀이 꼭 필요로 할 때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자신의 시즌 37호 홈런으로 리그 단독 선두다.

KBO리그 4년차인 로하스는 지난 시즌까지 중심 타자로 활약하면서도 ‘해결사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올 시즌 완전 달라진 모습으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로하스는 9일까지 101경기에 모두 출전해 408타수, 142안타로 타율 0.348(4위), 100타점(1위), 37홈런(1위), 86득점(2위), 장타율 0.699(1위)로 타격부문 각 지표 선두권에 올라있다.

로하스는 8월 중순까지 4할 가까운 고타율을 기록하다가 이후 일시적인 슬럼프로 인해 타격 선두 자리를 내주고, 타율도 3할5푼대 이하로 떨어졌었다. 하지만 9월들어 고감도 타격감을 다시 회복하며 8경기서 타율 0.438, 5홈런, 12타점으로 상대 팀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현 추세라면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홈런 기록(48개ㆍ2015년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을 넘어선 외국인선수 첫 50홈런을 넘기는 53개의 홈런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자신의 KBO무대 커리어 하이를 예약한 ‘믿고 쓰는 보증수표’ 로하스의 활약에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 꿈은 영글어 가고 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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