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의 가축감염병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뒤 1년이 지났다.
지난해 9월17일 파주시 연다산동의 한 돼지농장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시작된 ASF는 같은 해 10월9일까지 인근 접경지역으로 퍼지며 양돈농가를 공포에 떨게 했다. 이 기간 ASF가 발병한 파주ㆍ연천ㆍ김포 3개 시군에선 207개 양돈농가 32만502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살처분 작업에 동원된 공무원ㆍ군경ㆍ민간인 수만 해도 총 6천675명에 달한다.
발병 초기만 해도 정부와 시ㆍ군의 방역 허점이 드러났다. ASF 정밀검사를 위해 경기북부에서 경북 김천까지 300㎞를 이동하거나, 폭우에 ASF 광역울타리가 무너지는 식이었다.
이에 정부와 경기도 등은 긴급 살처분, 지역단위 이동제한, 소규모ㆍ무허가 농가 수매ㆍ도태, 엽사 포획여건 개선 등 방역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접경지에선 ASF 양성 판정을 받은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꾸준히 발견되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16일 0시까지 전국적으로는 738마리, 경기도에서는 398마리로 집계된다. 도내 곳곳에 설치된 포획틀 946개와 포획트랩 734개 등을 통해서도 하루 평균 20여마리의 야생멧돼지가 붙잡히고 있다.
지난 1년간 경기도는 도내 전체 돼지농가 대상 집중소독 등 각종 방역 활동에 나섰다. 특히 올해는 ‘ASF 발생 없는 원년’으로 삼기도 했다. 이에 국내에선 2019년 10월 연천군 소재 농가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사육농가에서의 ASF 발병이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첫 발병 24일 만에 수도권 외 지역으로 전파를 막은 셈이다.
아울러 현재 도는 1차 울타리 163.8㎞, 2차 울타리 182㎞, 광역 울타리 92.83㎞를 설치해 관리 중이다. 외부 유입 및 확산 위험이 있는 3개 시ㆍ군(포천ㆍ남양주ㆍ가평)에 대해선 총기포획을 활성화하고 위치정보시스템(GPS)으로 사고 발생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경계를 놓쳐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송혁 건국대학교 수의과 교수는 “국산 농가에 큰 피해를 안겨줬던 ASF 바이러스도 코로나19처럼 모두가 경계하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다시금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게 차단방역, 면역증강 등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김성식 도 축산산림국장은 “지난 1년간 경기도와 시ㆍ군, 중앙정부, 농가, 축산단체가 똘똘 뭉쳐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농가 중심의 철저한 방역관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창학ㆍ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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