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무효 소송 등 내홍을 겪은 경기도체육회(경기일보 9일자 1면)가 ‘도덕성 논란’으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에 대한 명절 선물 내부거래 등의 의혹이 불거져 경기도가 감사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경기도체육회에 대한 여러 제보가 접수, 감사 착수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경기도가 들여다보는 제보 중 하나는 ‘경기도생활체육회 명절 선물 논란’이다. 이는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이 경기도생활체육회장 시절(2012년 3월~2015년 12월) 벌어진 일이다. 제보자 A씨는 “경기도생활체육회가 임직원, 시ㆍ군생활체육회 등에 보낼 명절 선물을 업무추진비로 ‘제주살레’로부터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제주살레는 이원성 회장이 2011~2016년 운영하던 유통 및 외식 브랜드(제주산 수산물 취급)다. 이원성 회장이 공금으로 자신의 기업 제품을 수천만원치 구매했다는 것이다. A씨는 “설과 추석 등 4년간 7차례에 거쳐 3천여만원 어치를 구매했다”며, 명절마다 300만~666만원 등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했다.
이원성 회장 취임 후 새로 선임한 이사 2명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K이사는 최근 경기도체육회장 집무실 리모델링 과정에서 700여만원 상당의 탁자를 납품했던 목재업체 대표다. 탁자 거래로 이 회장과 인연을 맺은 뒤 제트스키 국가대표 이력을 인정받아 경기도체육회 이사로 합류했다. 또 다른 Y이사는 이 회장이 대표로 재직 중인 회사의 광고 모델로 활동한 바 있는 유명 야구선수다. 이사진들은 급여는 받지 않지만 도체육회 사업계획 및 예산 관련 의결권이 있다. 이에 체육계 일각에서는 “이사회가 이 회장의 ‘사적 선임’으로 구성돼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경기도체육회 윤리강령 제9조(공ㆍ사 구분)와 제17조(공정한 거래)에 위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체육계 한 관계자는 “최근 내홍을 딛고 공적 자리에서 역할을 해야 할 경기도체육회장의 도덕적 해이가 염려된다”며 “큰 변화를 겪은 조직의 융화ㆍ발전보다 논란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에 흠집이 생겼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각종 논란에 대해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은 “명절 선물 부분은 과거 일이라 내부적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윤리강령 저촉 부분도) 지금은 확인 중이라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진 선임 논란에 대해) 두 사람 모두 제트스키 국대, 전설적인 야구선수 등으로 경기도 체육 발전을 위해 모셨을 뿐”이라며 “경기도체육회장 자리에 올라 개인의 이득을 취할 생각은 없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덧붙혔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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