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기 전 문득 트라우마가 떠올라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거나 기분을 안 좋게 만드는 날이 있다. 이럴 때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해져 글을 쓰게 됐다. 먼저 트라우마(trauma)는 과거 경험했던 위기, 공포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감정을 다시 느끼면서 심리적 불안을 겪는 증상을 말한다.
우리는 어떨 때 트라우마가 생길까? 트라우마가 생기게 되는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는 상황이다. 발표를 듣는 학생들이 발표 내용에 집중하지 않고 비웃거나 발표와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상황이 생긴다면 발표하는 학생은 이러한 상황 자체를 트라우마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발표로 인한 트라우마가 생긴 학생은 그 이후에 발표하는 상황이 또 생긴다면 발표를 하기 전부터 발표할 때 과거처럼 망신을 당할까 봐 두려워질 것이다.
이럴 때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첫 번째 트라우마가 기억날 때마다 깊게 심호흡을 하는 것이다. 심호흡은 실제로 불안한 감정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감정을 가라앉혀주기 때문에 트라우마로 인한 흥분을 낮춰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버터플라이 허그’를 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두 손바닥을 펴서 겹친 뒤 가슴이나 심장 위나 두 팔을 X자 모양으로 교차해 두 손을 어깨나 쇄골 부위에 올려놓고 감정이 편안해 질 때까지 천천히 토닥이는 것이다. 실제로 버터플라이 허그는 심리적 치료나 응급치료에서도 사용될 만큼 효과가 입증된 기법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느끼는 대상과 직면해 실제 기억과는 다르게 과장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 등이 권장된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트라우마, 예컨대 참치캔을 따다가 손을 베여 피가 많이 났고 이후로 참치캔을 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소름이 돋는 등 일에서만 극복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범죄, 학교폭력 등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경우 굳이 트라우마를 생기게 한 일이나 인물, 그때 일어났던 일들을 제3의 인물이 일부러 마주하게 하는 것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이에게 트라우마가 생긴 당시의 상황만큼 두렵고 피하고 싶은 일이다. 범죄 피해자들 역시 경찰에게 사건 당시의 일을 이야기할 때 어쩔 수 없이 트라우마와 직면해야 하기 때문에 트라우마의 일종으로 남는다고 한다.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별거 아니야. 금방 이겨낼 수 있어”라는 말보다 “그럴 수 있어”라는 말이 더 와 닿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만약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면 이겨내도 괜찮고, 이겨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이유진 고양 서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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