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확대 배치… 중장기적 방역시스템 갖춰야”
“경기교육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학교보건과 보건교육에 대한 대비는 얼마나 하고 있을까?”
위드 코로나 시대, 방역과 교육이 함께 가기 위해 경기도 내 2천456개 학교, 2천502명의 보건교사들이 전문가들과 학교보건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열렸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위원장 정윤경)가 지난 9월23일 개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기도 보건교육 정책 발전을 위한 토론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후속조치로 마련된 소통의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윤경 교육기획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정혜선 교수 발제를 시작으로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이애형 의원을 비롯한 보건교사 둔대초등학교 조현아, 교사대표 파주초등학교 이정은, 학부모대표 도농초등학교 강현숙, 학생대표 신능중학교 박정우, 경기도교육청 유승일 학생건강과장과 인천광역시교육청 권상순 장학관이 토론자로 참석해 다양한 입장을 대변하면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날 주요 발제 내용과 토론자들의 주요 발언 내용을 정리했다.
■감염병 대응 보건교사의 역할 중요
우리는 최근 10년 동안 코로나19를 포함한 새로운 감염병을 세 번째 겪고 있다.
코로나19는 2009년 신종플루나 2012년 메르스와 다르게 전세계적 유행을 가져왔다.
그렇다면 대응법도 과거와 달라져야한다. 그러나 보건교사는 각종 업무 과다로 인해 코로나19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교사회가 실시한 ‘코로나19 대응 학교 방역체계 실태조사’에서 학교관리자가 코로나19 방역활동을 영역별로 구성원 간 적절히 업무를 조정한다고 답은 비율이 27%에 불과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교보건의 중요성과 보건교사의 필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학교보건은 학생 시기에 질병이 발생하고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성인기의 질병발생으로 이어져 국가 전체의 의료비 증가와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보건교육의 방향은 학생건강에 초점을 맞춰 구 체적으로 ▲코로나19 업무 지원 ▲교육청-교육 지원청-학교로 이어지는 의사소통 체계 구축 ▲보건교사 확대 배치 과대학급 보조인력 배치 ▲온라인 활용 보건교육 자료 개발 ▲신입 보건교사 역량 강화 연수 등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정혜선 가톨릭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보건교육 정책 방향 폭넓은 소통
교육기획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보건교사와의 정담회를 통해 코로나 시대 현장의 문제점을 제기해 주었고 그 후속조치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대안을 찾고자 한 것이 이번 토론회를 개최하게 된 계기였다.
정혜선 가톨릭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의 발제에서도 언급했듯이 사스와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의 발생은 학교가 감염병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향후 발생 가능한 어떤 바이러스의 공격에도 건강한 학교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 보건교육정책의 방향을 놓고 다양한 위치에서 폭넓은 소통으로 바람직한 정책들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오늘 토론회가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보다 건설적인 보건정책 방향과 구체적인 대안들이 제시되기를 기원한다.
정윤경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위원장
■코로나 장기화… 방역과 교육 함께 가야
경기교육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방역과 교육은 함께 가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 방역과 교육이 함께 가기 위해서는 ▲지역교육지원청에 방역과 보건교육을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인적자원 배치 ▲학교 방역과 교육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도록 보건교사 1인이 감당할 수 있는 업무의 한계 규명 ▲보건교육이공교육 내에서 제대로 실천 등 이 세 가지를 제안한다. 특히 이제 중장기적인 방역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중장기적 방역시스템은 도교육청의 방역과 보건교육 정책이 지역 실정에 맞게 학교에 전달되고, 각 학교가 필요한 사항을 제대로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지역교육지원청에 보건행정직이 브릿지 역할을 충분히 한다고 한다. 그러나 보건행정직과 보건교사의 역할과 업무는 다르다. 보건행정직은 교육의 업무를 하고 있지 않고, 학교에 근무한 경험이 없다. 그러다보니 보건행정업무는 잘 할 수 있을지 모르나, 학교에서의 방역시스템 구축과 보건교육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이 어렵다. 보건교사도 1인이 감당할 수 있는 학생 수, 1인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한 수업 시수, 1인이 잘 해낼 수 있는 업무 조정이 절실하다.
조현아 군포 둔대초등학교 보건교사
■학생 건강권 실현, 보건교사 증원 절실
보건교사에게는 보건업무와 수업을 병행하는데 있어 업무 과부하가 크다.
경기도교육청은 2019년부터 43학급 이상의 학교에 보건교사 2명 배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43학급 미만의 학교는 보건교사의 업무 과중이 있다.
보건교사의 업무는 학교의 보건 사업 진행, 보건교육 수업 운영, 안전계획수립, 응급처치와 투약 등 업무부담이 많다.
시설 관리라든지 단순한 행정업무 등 부가적인 업무도 많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코로나19의 감염병 상황으로 학교에 따라 양극화된 보건 교육의 모습이 있다. 학생 수 과다로 인한 학교급 규모에 따른 보건교육의 차별, 학생 수와 무관하게 배치되는 보건교사, 보건교사 인력 부족은 결국 아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이다.
코로나19 상황 보건교육이 꼭 필요한 시점에서 생기는 차별 문제다.
학교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책임지는 곳이자, 학생들의 건강권을 책임지는 장소다.
학생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보건교육의 확대 배치의 필요성이 재조명돼야 한다. 보건교사의 확대 배치와 함께 학교에서의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전체 교사의 학교 보건교육에 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고 협력해야 한다.
이정은 파주초등학교 교사
■보건교육전문가 인프라 구축해야
인천시교육청에서는 전국 최초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학교현장 보건전문가인 보건교사를 중심으로 구축된 ‘코로나19 학교 안정화지원TF팀’을 구성했다.
보건교육 및 감염병 예방을 위한 3가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 구축을 제안한다.
보건교육 및 감염병 예방을 위한 하드웨어 구축이다. 즉, 시·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 조직체계 구축 및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현재 시·도교육청에 학교보건팀이 있으나 보건교육 및 감염병을 전담하는 조직이 마련돼야 하며 교육지원청에서도 현장의 보건교육전문가로 구성돼 학교현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감염병 예방 및 보건교육을 위한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신종 감염병에 상시 대응하기 위한 체계적인 보건교육이 평상시에 이뤄져야 하며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지도록 정기적으로 쌍방향수업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공유를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돼야 한다.
보건교육 및 감염병 예방을 위한 휴먼웨어 구축이다. 시·도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의 감염병 현장 전문가인 전문직이 배치돼 학교현장과 소통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권상순 인천광역시교육청 장학관
■학생들은 전문적인 보건교육 원해
현재 학생들에게 보건수업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고양시 내 10여개의 중ㆍ고등학교 학생 약 70명에게 보건교육에 대한 조사를 직접 했다.
설문조사 결과, 90%가 ‘보건수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보건수업에서 다뤘으면 하는 내용’으로 응급처치와 성 건강이 77.1%로 가장 높았고, 정신건강 우울증 스트레스 관리 교육, 중독예방(담배, 음주, 약물 등) 교육으로 꼽혔다.
이 같은 설문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보건교육은 학생들이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및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초적 지식을 이해, 습득시켜 실생활에 적용하게 하는 교육이다.
하지만 보건교육은 많이 실행되고 있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보건교육은 학생들에겐 정말 필요한 교육이고 남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받아야 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교과 수업에 비해 보건교육은 굉장히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 보건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교육자들에게 인식시키며 전문지식을 가지고 우리에 대해 잘 아는 선생님이 진행하는 보건교육을 받는 것이 학생들에겐 더 효과적일 것이다.
박정우 고양 신능중학교 학생
■경기 보건교육 정책의 적절성 점검 필요
지금이 경기 보건교육정책의 적절성과 타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보건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보건교사의 직무 중 ‘학교환경위생의 유지·관리 및 개선에 관한 사항’에 따라 보건교사들은 미세먼지 전담, 공기질 측정, 정수기수질검사, 시설 방역, 공기정화장치 관리, 저수조 청소, 학내 사고접수, 정수기 임대 및 필터 교환 등 업무 과중로 인해 행정직 직원과의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생 및 교직원, 출입자에 대한 체온측정 업무 및 의심학생 선별 등 새로 생겨난 업무도 적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보건교사의 직무와 역할은 사회변화와 사회적인 요구의 증가로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어 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보건교사의 상황들은 결국 고스란히 보건교사의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다.
이애형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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