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창의력 기르는 단 하나의 교실

창의력을 기르는 단 하나의 교실이 있다면 바로 현장이다. 현장이 아주 다양한데 오늘 필자는 공사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눈만 뜨면 여기저기 공사현장이다. 공사를 하기 전에 즉 건물을 짓기 전에 먼저 설계도를 그린다. 설계도는 최고학력의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이 한다. 설계를 하는 사람이 그 공사를 관리한다거나 직접 현장에서 일하지 않는다. 설계에 따라 관련자들이 건축하고 건물을 완성하지만 대부분 하자가 발생한다. 준공검사를 했는데도 하자가 발생하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건축기술이 수 세기를 거쳐왔지만 정말 작은 것들은 왜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일까? 성인이 되면서 항상 마음속에 의문이 들었다.

아름다운 사람은 그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고 한다. 화장실 사용에서 나온 말이지만 우리는 모두 생각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전문가들이 모여서 건축물이 완성되는데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전문가들이 본인이 아는 지식을 현장에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기 머릿속에 지식으로만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을 창의성이 결여 되었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기술을 배울 때는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교육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경험을 통해 배운 지식이 살아있는 산 지식이 되게 해야 하는데, 배우는 과정에서 그게 빠졌을 수도 있다. 또한 배울 때는 현장에서 경험해 보았지만 실제 건축을 할 때 본인이 현장에 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똑같은 일을 배웠어도 어떤 사람은 하자가 없이한다. 그 사람은 실제로 해봤거나, 시행착오를 통해 완전한 지식을 터득하여 거기에 지혜를 더한 창의성이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공정에서 정직하게 일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양심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감리 역할을 맡은 사람은 일하는 사람이 제대로 하는지 지켜보고 감리를 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치중해서 감리하고 준공검사로 마무리 짓는다. 어떤 나라는 수백 년 된 건축물로 관광산업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몇십 년이 지나면 하자가 발생하고 낡아지고 흉해져서 당장 부숴 버리고 또 새 건물을 짓는다. 이 건물에서 몸담고 살아가야 할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언제나 건축의 마지막까지 창의성이 발현된 예술품들이 탄생할 건지 한숨이 난다. 여러 사람이 합력하여 완성할 때는 더 신경은 써야 하며 서로 최고를 지향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배움이 이론이 아니고 실제와 결합할 때 창의성은 싹트게 될 것이며 세상과 삶이 아름답게 발전할 것이다.

정승자 곡반초등학교 교장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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