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스포츠현장은 무관중이 지속되고 있다. 2020~2021 프로농구 시즌이 오는 9일 개막하지만, 관중 없는 개막전을 치르게 생겼다.
스포츠의 3대 구성요소라고 하면 보통 선수, 심판, 경기장을 꼽는다. 그러나 스포츠문화 관점에서 보면 선수, 관중, 심판을 들 수 있다. 관중 없는 스포츠현장이 당연해 보이는, 비정상이 정상처럼 여겨진다.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말에 스포츠팬들은 허탈하기만 하다. 스포츠는 왁자지껄 함께 응원하며 떠들고 목청을 높여 응원구호를 외쳐야 제맛인데 말이다.
고양시는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를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연다. 역시 무관중.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이 경기는 올해 첫 축구대표팀 경기이자, 24년 만에 열리는 두 팀의 친선경기다. 해외파가 합류하지 못하지만 두 팀의 자존심 대결이 흥미진진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관중은 스포츠현장에서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고양시는 전국 처음으로 축구 친선경기의 ‘드라이브 인’ 응원을 준비 중이다. 자동차에서 대형 스크린을 보며 허가된 주파수를 통해 중계방송을 듣는다. 1차전은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 공터에서, 2차전은 일산 제3 킨텍스 건립부지에서 갖는다. 총 500대, 2천여 명이 입장할 예정이다. 자동차 극장을 연상시키는 ‘드라이브 인 응원’을 프로경기단체를 포함해 스포츠계가 주목하고 있다. 뭐라도 해야 하는 스포츠계를 위한 작은 불씨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자동차에서만 머물러야 하는 답답한 응원객을 위해 고양시는 경기 1시간 전에 사전공연도 넣었다. 시립합창단 30여 명이 참여해 부르는 ‘붉은 노을’, ‘젊은 그대’, ‘축배의 노래’ 등은 어깨춤을 추며 흥을 돋우기에 제격일 것이다. 락가수, 바이올린과 해금 연주의 합주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코로나 상황이 낳은 씁쓸한 풍속도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최근 고양시에서만큼은 무색하다.
선수, 관중, 심판 이 세 가지 가운데 최고는? 아마도 관중일 것이다.
계은영 고양시 스포츠전문위원ㆍ스포츠산업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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