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교육현장에서 살며 또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그림 그리는 일을 업으로 하는 필자와, 그림에 취미로 입문하는 사람들과, 또 아동화를 하는 어린이와, 그림전공을 목표로 임하는 청년들의 그림 중 어느 것이 더 예술적 가치가 있는 것인지’ 구분하여 말하기 어려울 때를 종종 체험하게 된다.
평소 해오던 것처럼 당연한 듯 캔버스 앞에 앉게 되고 평소처럼 당연한 듯 수업에 들어가는 것이 일상이 되듯이, 예술가의 삶이란 그저 희소한 일부분의 시간배정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예술가는 예술가라는 그 호칭에 사로잡힐 뿐이며, 어떠한 관점에서 어떠한 뚜렷한 것을 하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스페인 출신의 입체주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이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들이 커서도 예술가로 남을 수 있게 하느냐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예술가는 직업적인 면의 예술직종인 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직의 예술가들만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특정한 것이 아닌, 모두가 창조할 수 있는 예술이다. 앞선 글의 내용에도 언급되었듯이 아직 사회를 경험하지 않은 어린이들이 예술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필자는 오늘 누군가의 일방적인 예술이 아닌 모두가 함께 만들고 더불어 소비하는 예술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예술적으로 공평하고 공정한 관계를 갖고 시작하는 것이 아닌 삶의 누구나가 예술을 할 수 있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것이라는 전제에 다다르게 된다. 예술의 생산하는 사람과 공급받는 사람이 서로에게 다양한 상호작용의 영감을 공유하고, 타인에게 창작에 관심을 유도해 줄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상 속 시간을 예술의 생산과 수요의 틀에서 담담하게 배분할 줄 아는 것이 올바른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생활 속 문화를 찾고 문화를 공유하는 것. 그 문화를 누구나 수용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나누는 것. 올바른 가치를 담는 것. 접촉한 문화에 대해 나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예술을 이루고 있다.
삭막한 이 시대에도 긍정적 문화콘텐츠들을 찾아 소비하고 삶의 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여러분이 바로 오늘날의 예술가임이 분명하다. 필자 또한 곳곳에 숨어 있는 일상의 예술가들을 찾아 문화로써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임정민 수원시인문학자문위원·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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