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일 만에 돌아온 경기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첫날, 대다수 시설이 운영을 개시했거나 재개할 준비로 한창인 가운데 시민들은 한층 성숙한 방역의식을 보였다.
다만 감염 확산 우려가 여전한 만큼 전문가들은 방심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12일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의 평촌 종로학원은 300명 이상의 학생이 등록된 탓에 지난 50여일간 문을 닫았다가 이날 등원을 재개했다. 학원 측은 손 소독과 발열 체크를 거친 뒤 학생들을 입장시켰고 실내에서도 철저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안내했다. 이 밖에 경기지역에서 300인 이상의 대형학원으로 문을 닫았던 분당ㆍ일산ㆍ부천 청솔학원도 등원을 시작했다.
김순영 종로학원 커뮤니케이션 이사는 “수능이 2개월도 채 남지 않아 학생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는데 대면수업이 가능해져 다행”이라며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대형학원을 비롯한 고위험시설 10종의 집합금지가 해제됐지만, 뷔페 등 일부 업체는 바로 영업을 시작하지는 못했다.
부천시 상동의 드마리스와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애슐리 등 뷔페업체는 아직 문을 열지 못한 채 매장 정리가 한창이었다. 바로 전날 발표가 나온 탓에 식자재 공수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드마리스, 애슐리 등 뷔페업체는 준비를 마치면 13일부터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그간 휴원이 권고됐던 복지시설도 다시 문을 열었다. 용인 동백지역아동센터에는 아동 19명, 수원 권선지역아동센터에는 25명이 등원했다. 경기지역에는 이 같은 지역아동센터가 778곳인데, 운영 재개 여부는 각 지자체의 지침에 따라 결정된다.
수원 권선지역아동센터 주는이 사회복지사는 “휴업 중 긴급보육만 운영할 당시엔 지원금이 끊겨 급식비를 센터장 사비로 지출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정상 운영으로 다시 지자체 지원을 받게 돼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9천825곳의 경로당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지만, 경기도는 13일까지 도 차원의 운영 지침을 마련해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시설들이 운영을 재개할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시민들의 달라진 방역의식도 눈에 띄었다. 거리두기 1단계 하향에도 감염 위험이 높은 수도권의 식당ㆍ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방역수칙 의무화가 유지된다. 점심시간을 전후로 수원 광교카페거리와 용인 죽전카페거리에선 개문 영업은 기본이고, 손 소독과 명부 작성 후 입장이 습관화된 모습이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안팎으로 들쑥날쑥하는 데다 추석 연휴를 마친 뒤 2주의 잠복기가 모두 끝나지 않아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의 거리두기 하향 지침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서두른 감이 있다”며 “잇따른 연휴의 잠복기가 모두 지나면 쇼핑몰, 호캉스 등을 통해 감염에 노출됐던 이들 중 신규 확진자가 쏟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침을 바꾸기 전 업소 현장을 점검한 뒤 운영을 재개하는 것이 코로나19 예방과 동시에 경제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장희준ㆍ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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