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코로나19 방역 사령관 남양주 퇴계원고 김진영 보건교사를 만나다

“마스크 쓰기·거리두기... 기본수칙만 잘 지켜도... 코로나 막을 수 있어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속에 학교 안 코로나 방역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보건선생님들이다. 발열체크와 같은 기본적인 방역부터 교내 유증상자 관리까지, 방역에서 그 무엇 하나 보건선생님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보건선생님의 수고와 노력을 알 기회가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 학교 김진영 보건선생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내내 선생님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한시도 신경을 놓을 수 없기 때문에 심적으로도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계셨기 때문이다. 학교 방역의 가장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보건선생님께 모든 학생이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학교생활을 위해 고생하는 선생님들의 노고를 알고 협조하며 이 코로나19 전쟁 상황을 다 함께 극복해내기를 바란다.

Q 학교에서 유증상자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하다.

A 일단 유증상이라고 하면 코로나 의심 증상을 말하는 건데 코로나 의심 증상 중에는 대표적으로 발열이 있다. 37.5도 이상의 열이 나는 학생들은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시켜서 경과를 지켜본다. 이때 부모님에게 연락 드려 오시게 한 다음, 함께 병원으로 가도록 안내를 하고 있다. 37.5도 정도의 열이 나면 선별진료소에서는 역학적으로 확진자와 연관성이 있는 경우에는 무증상임에도 진료를 해준다. 만약에 역학적으로 별문제가 없다면 이런 학생들은 그냥 일반 병원으로 가라고 보건소에서 이야기를 해준다. 혹시 두통이나 기침, 호흡곤란 등의 의심 증상들이 있는 학생들은 국민안심병원으로 안내한다. 그 곳에서 진료를 받고 혹시 필요하면 코로나 검사도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매일 아침 학생들 아침맞이와 함께 발열체크를 해주고 있는 교장•교감선생님.<br>
매일 아침 학생들 아침맞이와 함께 발열체크를 해주고 있는 교장•교감선생님.

Q 혹시 우리 학교에도 선별진료소에 간 학생들이 있었나요.

A 매우 많다. 지난 5월20일 등교 개학을 했는데 초기에는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하나의 증상이라도 예외없이 무조건 선별진료소로 보냈다. 그러다 보니 매우 많은 학생이 검사를 받게 됐다. 보건교사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무서웠다. 너무 무서워서 언론에서 말하는 증상이 있다 싶으면 처음에는 일단 다 진료소로 보냈다. 그래서 매우 많은 학생이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 다 음성이 나왔다. 지금은 열이 38도가 넘지 않는 한 선별진료소로 보내지 않고 있다. 37.5도에서 37.9도까지는 국민안심병원으로 보내서 진료를 받게 한다.

Q 학교 방역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A 방역에서 첫 번째로 집중하는 것은 의심환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학교에서 환자가 생기는 것은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방역의 최대 목표는 첫 번째 환자 한 명을 빨리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야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환자를 차단할 수 있다. 무증상 감염자와 우리 주변 어딘가에 퍼져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를 최소한 접촉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다. 온 학교에 바이러스가 퍼져 있다는 가정하에 학생들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학교생활을 해나가도록 지도하고 있으며 모든 에너지와 물량, 정성을 쏟고 있다.

 

Q 우리 학교는 방역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우리 학교는 방역이 잘 되고 있다. 특히 교장, 교감선생님, 행정실장님이 예산을 아끼지 않고 방역에 모든 걸 쏟고 있다. ‘환자가 생기면 그것이 더 큰 문제인데 예산을 아껴서 뭐 하냐’고 말씀하면서 학교에서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을 최대한 사용 중이다. 우리 학교는 손 소독제, 기타 소독용품, 체온계, 마스크 등을 어마어마한 물량으로 구매해서 방역하고 있다. 다른 학교 보건선생님들과 서로 대화를 하다 보면 정말 우리 학교만큼 방역이 잘 되고 있는 학교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손 소독제를 천 원을 주고 샀다고 가정하자면 천 원으로 ‘나는 방역 다 했어’가 아니다. 이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에너지와 나눠주는 손길, 손 소독을 하라고 지시하는 선생님의 가르침 등 천 원에는 정말 많은 수고와 노력, 정성이 들어가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만약 다른 학교 예산의 2배를 사용했다면 그것은 정말로 돈에 대한 것보다도 다른 학교보다 두 배, 세 배의 정성과 지원, 교육 등이 들어갔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Q 학생들이 방역 관련해서 어떤 부분을 알아줬으면 좋을까요.

A 학생들이 협조를 잘해줬다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노고를 알아줘서 그런지 몰라도 참 잘 따라주는 것 같다. 마스크도 진짜 잘 착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완벽은 없는 거다. 바이러스는 빈틈을 노리기 때문에 선생님들에게 더 협조하고 선생님들의 노고를 조금 더 알아줬으면 좋겠다.

Q 코로나19 이후 학교에 못 보던 얼굴들이 보이는데 그분들은 누구신가요.

A 방역 일이 힘들고 매우 많다 보니까 교육청에서 ‘방역 활동 보조 인력’이라고 해서 보조 인원을 배정해 주었는데 바로 그분들이다. 우리 학교는 6명을 채용했는데 6 명 중에 4명은 우리 학교 졸업생이면서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다. 이 분들이 하는 일은 진짜 많다. 방역 활동 도우미들은 외부인 통제부터 일시적 관찰실 관리도 한다. 평상시에는 보건실에서 보건교사를 돕다가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할 학생이 생기면 그 학생을 인솔해서 10~30분 단위로 열을 재면서 체크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그야말로 학교 곳곳을 종횡무진하면서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학생들은 워낙 잘하고 있어서 더 바랄 건 없지만 몇몇 학생들이 마스크를 잘 쓰지 않고 있어 좀 걱정이다. 너무 숨 막히면 사람들이 근처 2m 내에 없을 때 마스크를 잠깐 벗어 쉬어가면서 생활을 해야 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제일 안 지켜지는 건 거리두기다. 다른 건 다 잘하고 있는데 거리두기는 잘 안 지켜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지금 전 세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평소처럼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심각성을 전혀 못 느끼고 있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마스크를 안 쓸 수도 있고 거리두기 좀 못 지킬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 상황이다. 이 전쟁 속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물론 농담과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사는 것도 좋지만 거리두기를 하면서 농담할 수도 있다. 수칙은 조금 못 지킬 수 있지만 지금은 전쟁 상황이라는 심각성을 느끼고 진지해졌으면 좋겠다.

박재원(남양주 퇴계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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