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나만의 비밀 아지트...방에서 추억을 쌓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사람들은 자유에 제한을 두게 됐다. 10월인 지금도 사람들은 각기 다른 시간에, 다른 형태로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잡았던 약속이 취소되거나 우울감을 얻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사람들의 감정들에 허탈함을 일으켰다.

시간이 꽤 흐르자 사람들은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갔다. 취미를 즐길 장소가 필요했고,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비밀 아지트를 찾아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움직일 수 있는 반경이 줄자 집안에서의 시간이 늘었다. 전에도 집은 언제든 나만의 비밀 아지트가 될 수 있었지만 올해는 특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나에게 확실한 아지트를 만들어 주었다.

나의 방은 문을 열면 보이는 가구가 크게 네 개가 있는데 책상, 침대 그리고 책장과 큰 서랍이다. 책상에선 올해 새롭게 찾은 취미인 일명 ‘다꾸’라 불리는 다이어리 꾸미기를 했다. 상반기엔 실제 다이어리에, 하반기엔 아이패드의 노트 어플로 꾸며 보았다. 침대와 책장은 붙어 있어 테이블을 대신할 공간으로 만들 수 있었다. 책장의 중간을 비워 테이블과 같은 역할을 하게 했다. 이동 없이도 침대 안에서 간편히 필요한 물건을 두거나 이용하는 게 가능했다. 비밀 아지트로 최적의 공간은 침대였는데 주로 1인 미디어 콘텐츠들을 보며 시간을 즐겼다.

또한 ‘비긴 어게인’이라는 TV 프로그램으로 대리 만족을 얻었다. 침대에서 아이패드로 유튜브나 온라인 콘서트를 시청하거나 넷플릭스, 왓챠에 있는 작품을 시청했다. 노곤한 몸과 마음을 풀어 주는 소소한 부분들이 나만의 비밀 아지트를 형성할 수 있게 해줬다.

코로나19 사태로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변했다. 과거엔 밖의 공간이 아지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만의 비밀 아지트인 방과 침대 위에서의 소소한 일상으로 개인적인 추억을 형성했고, 허탈감을 지웠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았을 거라 생각된다.

비밀 아지트라고 해서 꼭 밖의 장소가 아닌, 나만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장소면 된다고 생각한다. 장소에서 위로를 받게 되면 그게 나만의 비밀 아지트가 아닐까.

수원 조원고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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