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3기 신도시와 그린뉴딜

얼마 전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은 ‘2050 대한민국 넷제로’를 선언했다. 이제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은 생산과 소비,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과제로 대두된다. 우리나라처럼 도시화율이 92%에 달한 나라에서는 도시에서의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는 일, 도시의 그린뉴딜이 핵심이다. 그린뉴딜 정책들이 집약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3기 신도시의 그린뉴딜을 그려보자.

3기 신도시는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 탄소배출의 20%가 교통분야에서 발생하는데, 그 중 대부분이 자동차이용에서 발생한다. 개인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과 개인모빌리티 중심으로 개편하는 일이 핵심이다. 3기 신도시 사업비의 20%를 광역교통개선대책에 투여하고 있어 대중교통이용률은 대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도환승역에는 환승 센터를 조성하여 대중교통이용률을 높이고, 개인모빌리티 스테이션을 설치하여 자전거나 킥보드와의 환승도 편리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대중교통 환승센터 중심으로는 컴팩트한 형태의 복합화를 통하여 직주근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도시 형태는 이동의 필요성을 낮추고, 이동거리를 줄여서 탄소배출을 낮추어 줄 것이다. 복합용도지역과 같은 전과 다른 용도지역체계가 필요하고 컴팩트한 중심지와 주변지역을 대중교통시설과 보행네트워크로 촘촘하게 연결해주는 컴팩트&네트워크 계획수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보다 생태적이고 접근 가능한 친수공원이 조성되어야 한다. 녹지율이 높다고 친환경적이지는 않다. 신도시에 산이 포함되면 녹지율이 증가하나, 체감되기는 어렵다. 멀리 있는 산보다는 집 앞의 한 평 공원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선형(線形)의 하천부지는 어디에서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흐르는 물은 시각적으로나 생태적으로나 훌륭한 자원이다. 인위적으로 물을 펌핑하거나, 녹지율을 올리는 불편한 공원보다 친수네트워크 공원을 3기 신도시에 기대한다.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는 수직공원(vertical green)도 환영받는다. 옥상녹화, 벽면녹화, 발코니녹화 등은 생활 속의 그린체감도를 높여줄 것이다.

에너지 순환도시가 진정한 그린뉴딜 신도시다. 폐기물의 소각에서 발생하는 열로 자원재생, 지역난방을 하고 하수처리장의 상부를 체육시설로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신도시가 지속 가능하다. 환경처리시설은 대표적인 기피시설이었으나 기술발전에 따라 냄새와 분진, 소음을 처리하는 일이 가능해졌으며, 시설 간에 에너지를 교환, 순환하게 함으로써 에너지 리사이클링이 가능해졌다. 3기 신도시는 달라야 한다. 그린뉴딜을 구현하는 테스트베드로서의 신도시를 기대한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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