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입시교육에서 ‘학생 중심 교육’으로

세상의 기준에는 많은 잣대가 있다. 그 중, 교육의 현장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전쟁터다. 단 한 번의 수능으로 대학을 가야 하는 한국의 모순과 그것을 지향하는 우리 스스로 바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언론이나 드라마에서 자주 다루는 대입 제도의 현실은 부정도 긍정도 아닌 한 편의 소설로 등장한다. 가짜와 진짜의 구별 없는 드라마 내용과 그에 빠져드는 많은 사람의 모순을 보면서 진실은 늘 왜곡된다. 고교 3년의 내신으로 대입 수시까지, 무엇도 제대로 된 진짜 교육은 없다.

고교 학창 시절, 내신을 망친 학생에게 기회를 주는 룰이 공정한 경기일 수 있으나 마냥 수능 한 번으로 인생을 좌우하는 모양도 한국다운 우리의 교육이 아닐는지…. 솔직히 수능은 애초부터 쌓아 온 지적 역량의 총합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과정의 문제점도 확실하게 짚어야 하는 등 주어진 과제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교육의 단면이 아닌 정치인의 속내로 접근해야 하는 의문도 남는다.

내신을 망친 학생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수능이 아니라 고교 선택부터 수능을 선택한다는 것이 문제의 요지다. 물론 점이지대(漸移地帶) 학생들은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는 것도 잘못된 사실이다. 이러한 학생들은 대입 수시모집에서 수능을 활용하는 대학을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불편함은 없다고 말한다. 또 대입 수시모집에서 수능이 반영 안 되는 것처럼 말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대입 수시모집에서 수능이 주는 영향력은 내신 못지않게 중요하다.

얼마 전 교육부 장관의 수능 40% 반영비율 발표에서 사교육 시장의 확장성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공교육의 현장은 어떨까? 멈춰진 교실 분위기 속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학생들의 어두운 표정이 오히려 수능 지옥을 소환하는 것은 아닐지 의문이다. 또한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율이 낮아지면서 겪는 학생들의 불안감과 수시 비중의 중요성을 다루는 고교학점제의 논란까지, 많은 모순이 변화는커녕 제대로 자리를 못 잡는 분위기다. 이래서 교육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느낌표가 아니라, 학생의 입장에서 옳다고 확신할 수 있는 정책이 바로, 현실 교육이 되어야 한다.

제대로 된 대한민국의 교육은 학생들의 참여와 활동을 통한 자기 발견, 가능성 경험, 더 나아가 주변과의 협력을 통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활용한 현실 교육의 모범사례를 통해서 교육다운 교육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거꾸로 가는 교육이 아닌 물음과 쉼표가 진행되는 맞춤형 교육, 토론식 교육을 꿈꾼다.

추민규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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