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모에 그 자식’,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말이 있다. 어떤 스승의 후광이, 그의 제자들이 어디 가서 어떤 대우를 어떻게 받느냐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그 제자들의 언행이 그 스승을 평가하게 하기도 한다. 어떤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물어보는 말이, ‘지도교수가 누구냐?’, ‘누구한테 그렇게 배웠냐? 라는 것이다. 잘못을 혼내 킬 때도 그렇고, 기특하다 칭찬할 때도 그렇다. “지도교수가 실력이 없으니 학생도 지도교수 닮아서 똑같이 실력이 없는 것 아니냐….” 이런 말이 나왔을 때, 스승의 잘못 때문에 그 제자까지 못 들을 소리를 듣는 상황도 있지만, 전후 관계를 따지고 본다면 제자가 예의 없는 모습을 보이고, 학문을 연마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서 이런저런 말이 나오게 되는 상황도 있다. 반대로, ‘누구한테서 배웠냐? ‘참 잘한다….’, ‘참 잘 가르쳐 놨다.’라는 말을 듣게 되면 가르치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듣는 순간만큼 뿌듯하고 보람된 순간이 있을까?
우리가 하는 일들은 ‘사람’ 중심업무가 주를 이루어, 아무개라는 한 개인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아무개를 가르친 사람과 그 아무개가 가르쳐 놓은 사람까지 같이 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승 된 사람이 우습고 만만하게 보이면 그 제자들 역시 우습고 만만하게 느껴지고, 반대로 그 스승이 어렵게 느껴지면 그의 제자들도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될 터이다.
스승인 사람으로서는 자신의 부덕함으로 자신의 제자들까지 천덕꾸러기가 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하겠지만, 제자라면 그러한 스승에게 누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서로를 위하는 이상적인 사제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자는 스승의 거울이자, 스승은 제자의 미래이다. 그러하기에 스승은 끊임없이 제자를 단련시켜야 하며, 제자는 스승을 믿고 따라야 한다. 노력하는 스승과 제자는 서로에게 많은 시너지 효과를 주며 같이 나아간다. 사제의 관계는 더욱이 돈독해지며, 이는 삶의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하기에 좋은 스승과 제자를 만나는 것도 인연의 큰 복이라 할 수 있다. 난 이미 인연의 큰 복을 받았다.
정현정 유한대학교 보건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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