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격상?”…수도권 1.5단계 격상 자영업자들 피로감 호소

“다시 문 연 지 한 달 조금 지났는데 또 거리두기 조정이라뇨. 이제는 지칩니다.”

정부가 19일 0시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대규모 확산을 막고 서둘러 취한 조치다. 1.5단계는 새 거리두기 체계의 ‘지역유행 단계’(1.5단계ㆍ2단계) 중 지역적 유행이 개시되는 첫 단계에 속한다. 최근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가 수도권은 100명 이상일 때 1.5단계로 격상되는데 수도권의 경우 이 범위에 들어온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경기도내 자영업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처음 시작한 지난 8월19일 이후 벌써 4번째 거리두기 조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2단계 조치를 같은 달 29일까지 지속하다 좀처럼 확산세가 잡히지 않자 8월30일 거리두가 단계를 2.5단계로 격상시켰다. 이어 2주가 지난 9월14일 2단계로 하락, 추석ㆍ한글날이 포함된 연휴 기간까지 지속하다 지난달 12일 1단계로 완화했다.

17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100㎡ 크기의 치킨집을 운영하는 사장 S씨(61)는 1.5단계 상향 소식에 “또 올리냐”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S씨는 “확진자 수가 조금 내려가면 거리두기 단계를 낮췄다가 올라가면 곧바로 올리고 있는데 제대로 된 방역 조치를 통해 코로나19를 제대로 잡는 게 소상공인을 살리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래연습장 업주들은 이번 방역 조치 강화로 가게 운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1.5단계 격상으로 노래연습장은 시설 면적 4㎡당 1명으로 인원이 제한되고 음식 섭취가 금지된다. 수원시 팔달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K씨(44)의 업소는 사실상 주류나 음식 수입 비중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K씨는 사실상 영업 금지 명령이나 크게 다를 것 없다고 하소연했다.

예식장ㆍ장례식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등이 포함되는 일반관리시설도 마찬가지로 4㎡당 1명으로 인원이 제한되는데 당장 19일부터 하객과 조문객 인원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수원시 영통구의 한 웨딩홀은 이번 주말에만 9개 팀이 예약돼 있는데 대부분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될 전망이다. 예비부부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8월 말 예정된 결혼식을 미루다 오는 28일 예식을 앞둔 예비신부 O씨(32)는 “갑자기 1.5단계로 격상하면서 결혼식에 차질을 빚게 돼 날벼락 맞은 기분”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의 한숨에도 거리두기 단계 격상만이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이 더 확산되는 상황을 막으려면 생활 속에서 거리를 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1.5단계로 거리두기가 상향된 만큼 시민들이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령ㆍ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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