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K리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개막이 2개월이나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일정 축소와 무관중이라는 전례 없는 시즌을 맞이한 K리그는 우여곡절 끝에 1부에서 전북이 8번째 우승을, 2부에서 제주가 강등 1년 만에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며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아직 중요한 결전이 남아 있다. 바로 K리그1 승격으로 가는 단 하나의 티켓 주인을 판가름하는 K리그2 플레이오프가 그것.
올 시즌 K리그는 1부 리그의 상주 상무가 연고지 이전으로 자동 강등됨에 따라 2개의 2부 리그 팀이 승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됐다. 이중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운 수원FC는 3위권과 격차를 차츰 벌리며 일찌감치 2위를 확정 지었고, 승격을 위한 단 한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당시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1위였던 부산 아이파크를 제압하며 승격의 기쁨을 맛본 수원FC는 1983년 슈퍼리그로 출범한 한국 축구사에서 실업리그로 출발한 시민구단이 K리그 1로 승격한 최초이자 유일한 구단으로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수원FC의 승격은 이뿐만 아니라 또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바로 진정한 더비(Derby)의 성립이다. 더비는 사전상 같은 지역끼리의 스포츠 경기를 의미한다고 정의돼 있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라이벌팀과의 경기를 더비라고 명명하고 있으나 수원FC의 승격으로 더비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16년 5월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는 1만 1천866명의 관중이 같은 지역 두 구단의 더비 경기를 보고자 모였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며 기업구단과 시민구단 간 맞대결로 비유하며 흥미를 이끌었고 내용 역시 양팀이 3골을 주고 받으며(1-2 수원FC 패)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수원 더비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어 팬들의 구매욕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치열했던 수원 더비는 수원FC의 강등으로 단 1년 만에 막을 내리며 많은 팬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수원 더비가 점점 잊혀가고 있을 그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11월29일 오후 3시 펼쳐지는 결전의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유다.
이헌영 수원 FC 전력강화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