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이 나왔다. 전북과 경북, 전남에 이어 수도권까지 AI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7일 경기도와 조류인플루엔자(AI)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5시께 여주시 가남읍 산란계 G농장에서 사육 중인 닭 1천여 마리가 갑자기 폐사해 농장주가 AI 의심 신고를 했다.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진행한 간이검사에서는 AI H5형 바이러스 양성 판정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닭이 감염됐을 때 1∼2일 만에 80% 이상이 죽는 AI 항원을 고병원성으로 보고 있다.
이후 경기도는 해당 농가에서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등에 대한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G농장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올해 가금농장에서 AI 확진 판정이 나온 건 이번이 전국적으로 네 번째, 경기도에선 처음이다.
경기도와 여주시는 이날 살처분업체 직원 130여명을 투입해 G농장에서 사육 중인 닭 19만7천 마리와 반경 3㎞ 이내에 있는 오리 사육농가 1곳의 오리 1만7천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또 G농장에서 의심 신고 14일 전까지 출고된 달걀을 회수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 또한 경기도내 가금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대해 오전 5시부터 오는 9일 오전 5시까지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를 명령했다. 해당 농장 10㎞ 이내에서는 210개 농가가 321만6천여수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다.
G농장 관계자는 “그동안 애지중지 키워 초산을 앞둔 닭이 8만수나 되는데 하루아침에 땅에 묻게 됐다”며 막막함을 토로했다.
고병원성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수도권 전역에 AI가 번지는 것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철새 등 야생조류에 의한 전파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역학조사하고 있다.
경기도 동물방역과 관계자는 “AI 추가 확산을 막고자 방역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수본은 일시이동중지 기간 중앙점검반을 구성해 명령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가금농장, 축산 시설ㆍ차량, 철새도래지를 일제 소독할 방침이다.
여주=류진동ㆍ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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