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본 ‘일상적 위기의 시대, 예술의 가치와 회복력’이라는 예술포럼에서 들었던 문장이 있다. ‘예술이 사회를 바꾼다.’ 해당 문장에서는 예술을 통한 사회적 효과는 어떠한 법과 제도에 강요된 틀보다 훨씬 인간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다양한 형태의 문화를 소비하며,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닌 예술로 인해 사회가 변화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일듯싶다. 해야 할게 얼마나 많은데 이 시기에 예술 타령이야라고 할 수 있을 법한 삭막한 분위기지만 지금껏 예술이 지속적으로 던져왔던 질문들을 되짚어 보면 현재 상황에 문화예술이 왜 꼭 필요한지에 대하여 제고할 수 있다.
필자는 경기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코로나 관련 사업 ‘예술백신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도민들에게 코로나로 인하여 축소된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가들에게는 활동 무대와 제작비용을 지원함으로써 힘든 시기를 견딜 기회를 제공한 좋은 프로젝트였다.
전 국민적으로 연령에 따른 쉬운 접근방법으로 예술교육을 통한 심리방역을 진행해도 좋다. 화려하고 멋진 축제와 행사들도 좋지만, 생각할 시간을 주는 예술교육체험이야말로 위기상황 속 진정한 힘이 되어줄 수 있다.
전문가가 아닌 일상에 살아 숨 쉬는 예술가들도 가족들과 함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시 단위, 도 단위 무료 예술 체험들을 찾아 소비해보면 어떨까. 일상의 예술가들에게는 흥미로운 예술가 체험 및 사색의 시간을, 전문 예술가들에게는 낯설고도 참신한 자료수집과 새로운 방향성에 연구의 기회를, 기관에는 일상의 예술가를 공모나 추천으로 찾지 않고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될 수 있겠다.
우리도 이 어려움 속에 쫓기다 보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오’ 가 ‘헤라’의 괴롭힘에 소의 모습을 하고 쫓기다 흑해를 건너 이집트에 당도하여 ‘이시스 신’으로 섬겨졌던 것처럼 원치않는 곤경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가 우연치 않은 행운을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
너무나 낙관적인 이야기인 듯 보일 테지만, 비관적 태도로 나쁜 결과만을 생각하기에는 우리네 역사와 예술이 함께 걸어온 길은 더 참혹하고 잔인하고 노골적인 현실이었고, 또 그 사실과 대비되게끔 역사 안에서의 예술이 남긴 발자취는 치열하고 아름다웠다.
필자 역시 한 사람의 예술인으로서 이 겨울이 매우 춥다. 하지만, 다가올 봄은 찬란할 것이고, 또 다른 멋진 예술가들이 깊은 겨울을 이겨내고 견고하고 따뜻한 영향력을 많은 사람에게 전해줄 것을 믿는다.
천지수 티엔아트컴퍼니 대표/수원시청년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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