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당단풍나무의 기억

억울해진 주름살이 궁금해진 당단풍나무와 대화를 한다.

후박해진 성품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아름답게 붉다.

어머니는 당단풍나무 아래에서 옛날이야기를 해주셨다.

엄마 찾아 삼만리를 저녁별이 꾸벅거릴 때까지 해주셨다.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장면에서는 눈물 흘렸다.

인연은 바람보다 물이 모이는 곳에서 만나는 자연이다.

당단풍나무에 편지 한 장 써 붙이고 풀밭에서 기다린다.

노을 무렵 편지 읽으러 당단풍나무에서 어머니 나오신다.

 

 

김영진

2017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달보드레 나르샤> <옳지 봄>

제4회 아라작품상 수상.

계간 <아라문학> 편집위원.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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