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경기지역 찾은 지방 119구급대원들…확진자 이송 구슬땀

14일 오전 수원종합운동장에 소방 동원령 1호 발령에 따라 전국에서 모인 구급차와 소방대원들이 집결해 있다. 소방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의 환자 이송을 지원하기 위해 소방 동원령 1호를 발령하고 경남 등 12개 시·도의 구급 차량과 대원을 경기도와 서울로 이동시켰다. 조주현 기자

“수도권 지역이 심각하다. 소방의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14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수원종합운동장 주차장에 전남, 경남, 창원 등의 지역명이 적힌 구급차 12대가 모였다. 소방청이 지난 13일 발령한 ‘소방 동원령 1호’에 따른 것이다.

소방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임시 선별검사소 추가 운영으로 환자 이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에 12개 시ㆍ도 소방본부구급차와 구급대원을 투입키로했다. 이 중 경기남부에는 전남ㆍ경남도와 창원시 등 3개 지역의 소방본부 구급차들이 12대 배치됐고, 경기북부에는 대전시와 경북도 등 2개 지역의 소방본부 구급차가 8대 배치됐다. 이들은 각각 수원종합운동장과 의정부소방서를 기지로 삼아 24시간 2교대로 근무하면서 코로나19 확진ㆍ의심 환자를 지정병원으로 이송하는 임무를 지원하게 된다.

구급대원들은 도착 후 간단한 발대식을 진행하고선 곧바로 임무에 들어갔다. 이들은 확진자의 이름과 연락처, 주소만 받아들고 출동한다. 도착 전에 연락을 한 뒤 사이렌을 끄고 집 앞에서 구급차 문을 열어두면 환자가 스스로 승차하는 방식이다. 확진자와의 접촉 인원을 최소화하고자 보통 구급대원 1명이 구급차 1대를 혼자 운전해 환자를 이송한다.

낮 12시께 오전 임무를 마친 구급차들이 하나, 둘 수원종합운동장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전신 방호복을 벗은 구급대원들의 얼굴은 영하의 날씨에도 땀에 젖어 있었다. 구급차에서 내린 이들은 간단한 소독 후 도시락을 집어들었다. 식사를 마친 구급대원들은 잠시 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이내 구급차에 올랐다. 오후 1시였다.

구급대원들은 이날부터 구급차와 멀지 않은 호텔이나 모텔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 뒤 코로나19 상황이 잦아들 때까지 확진ㆍ의심환자 이송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소방청은 상황 악화 시 추가 동원령을 내릴 계획도 있다. 신열우 소방청장은 “필요 시 신속하게 추가 동원령을 발령할 것”이라며 “소방의 역량을 총동원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소방청은 지난 2월 대구와 경북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될 당시에도 총 4차례의 동원령을 발령, 구급차 147대와 구급대원 294명을 동원해 확진 환자 7천883명, 의심환자 1천649명을 병원이나 격리시설로 이송한 바 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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