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역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1천명선이 위협받으면서 모든 일상이 멈추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코 앞이다. 정부의 방역지침을 지키는 자영업자들은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는 공동체의식이 절실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그들만의 여가’를 즐기고 있다. 본보는 공동체 의식의 실종 현장을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코자 한다. <편집자주>
①자영업자 다 죽게 생겼는데…연말 호텔은 ‘만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인천시가 사회적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선제적 조치를 내놨지만, 인천지역 호텔들의 연말 예약은 이미 만실이다.
14일 인천의 대표 관광지 인근 호텔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12월 31일 예약이 끝났거나 1~2개의 방만 남아있는 상태다.
인천의 해돋이 명소로 각광받는 A호텔은 12월 31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1박 2일로 묵는 호텔 객실 예약을 이미 끝냈다. 이 호텔의 객실은 300여개에 달한다. A호텔 관계자는 “아무래도 연말이다 보니 예약이 급증해 만실인 상태”라며 “남아있는 방이 1곳도 없다”고 했다.
연말 관광코스로 꼽히는 B호텔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 호텔 역시 같은 기간 500여개의 객실 예약이 이미 끝난 상태다.
400여개의 객실을 보유한 C호텔과 D호텔은 각각 2개씩의 방만 남았다. 특히 C호텔은 특실 개념의 방만 남았고, 30여개의 객실이 있는 D호텔도 2개의 방만 예약이 가능하다. C호텔 관계자는 “우리도 불안하긴 하지만, 코로나로 그동안 손님을 잘 못받았기 때문에 이번 특수를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최대한 방역지침을 잘 지키려 한다”고 했다.
수백개에 달하는 호텔 객실이 만실일 정도면 현실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또 전국 각지의 인파가 인천으로 몰려들면 코로나19의 또다른 대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같은 시기에 호텔이 만실일 정도로 모이는 행동은 굉장히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느라 힘든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가족 간의 소모임도 자제해야 할 정도의 상황”이라고 했다.
1년째 가게 문을 여닫길 반복하는 자영업자들은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드러낸다. 인천 남동구의 한 노래연습장 업주는 “1년 중에 문을 연 기간이 6개월도 되지 않는다”며 “대출금 이자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될 신세인데, 당분간이라도 참아줄 순 없는 건지 원망스럽다”고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파티나 행사 금지는 안내하고 있지만, 31일 해돋이나 여행 관련 점검 및 대책은 없는 상태”라며 “숙박업소 자체적으로 소독 등의 방역을 잘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김경희·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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