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임시 진료소 통해 ‘숨은 감염자’ 찾자

무료ㆍ익명 검사에 발길 이어져

“‘혹시’가 ‘역시’ 되기 전에 안심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 150곳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한 첫날, 한파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가진 시민들의 발길은 멈추질 않았다. 일부 지역에선 준비가 덜 돼 진료소 운영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14일 오전 안양시 범계역 광장 앞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10여명의 봉사자들은 전신 방호복과 의료용 장갑, 마스크, 페이스쉴드 등 방역 장비를 꼼꼼히 착용하고 시민들에게 검사를 안내했다. 이날 진료소를 찾은 시민은 100명이 넘는다. 점심 시간 이후 검사를 받은 한 연인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데다 무증상자 역시 급증하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둘 다 별다른 증상은 없지만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혹시 모를 피해를 주지 않도록 미리 찾았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수정구보건소 임시 진료소 역시 하루종일 총 200명의 시민이 방문하며 붐비는 모습이었다. 보건소 1층에 마련된 접수처에서 푸른색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은 시민들에게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안내하기 바빴다. 평택보건소 옆 임시 진료소에도 100명 이상의 시민이 찾았다. 평택시는 선제적 검사 확대를 위해 기존 진료소 3개소(평택보건소, 송탄보건소, 안중보건지소)의 평일ㆍ주말 운영 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일부 지자체는 퇴근 시간대 검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보고 애초에 임시 보건소를 오후 늦게 열었다.

고양시는 덕양구 화정역, 일산동구 정발산역, 일산서구 일산역 가까이 총 3개의 임시 진료소를 열고 모두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덕양구 진료소를 찾은 A씨(31)는 “회사에서 전직원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해서 왔는데 익명이라 거부감이 덜하고 무료라 더 좋았다”며 “직장인에게는 접근성도 괜찮아 이용하기 편했다”고 전했다.

수원시는 관내 6개소 임시 진료소를 열고 운영 시간 등은 오전ㆍ오후 보건소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은 임시 진료소 운영 종료 이후 찾아와 걸음을 돌려야 했다.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장안구보건소를 찾은 40대 남성 B씨는 “오늘 검사가 정말 끝난 게 맞느냐”고 연신 물으며 “내일 검사를 받으려면 몇 시에 와야 하는지 알려달라. 무증상 감염자는 아닌지 불안해서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자재 반입 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임시 진료소 운영 일자를 미룬 곳도 있었다.

용인시(수지아르피아광장, 수지구보건소, 처인구보건소, 동백종합사회복지센터 신축부지 등 4곳)와 화성시(화성시종합경기타운, 동탄보건지소, 병점역 공영주차장 등 3곳)는 임시 진료소 준비를 마치지 못해 이날 운영하지 못했다. 아직 진단검사를 시작하지 못한 임시 진료소는 늦어도 16일께부터 정상 운영될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확진자 수가 급증해 머지않아 방역 대응 역량이 한계에 다다를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수도권 확산세를 누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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