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위드 코로나, 도시는 어떻게 변화할까

코로나 1년 동안 재택근무, 재택학습이 확대되고, 비대면 산업과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고 있다. 물론 모든 업종에서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은 아니고,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업무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 분야에 한정된다. 온라인 쇼핑과 택배 물류 산업은 급성장하는데 오프라인 매장, 식당, 공연장 등은 연일 울상이다. 내년 초에는 백신접종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언제, 얼마나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대답하기 어렵다. 매장을 넓게 사용하는 쇼핑, 식당, 공연장의 수요는 감소하고, 도심물류센터, 소규모 녹지,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수요는 커갈 것이다.

수도권 인구가 총인구의 절반을 넘었다. 코로나 1년이 경과하면서 수도권으로의 집중은 더 빨라지지 않을까. 도쿄도 인구도 작년에 5만 명이 증가하였는데, 올해는 더 집중할 것이라 한다. 코로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한다. 쇼핑ㆍ학습ㆍ금융ㆍ교제ㆍ교통 등 일상생활이 디지털 플랫폼(digital platform)위로 이동한다. 기술혁명 관련 테크기업이나 연구개발 회사들이 수도권으로 집중하고 성장한다.

수도권 인구는 증가하는데 서울인구는 감소한다. 수도권의 광역화가 진행 중이다. 파리와 런던은 ‘15분 도시’를 구상한다. 팬데믹에도 적응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이 15분 거리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생활권 도시다. 수도권으로 집중하는 인구를 수도권 내에서 분산되는 ‘분산형 집중’ 도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광역급행철도(GTX)와 3기 신도시건설은 ‘다핵분산형 공간구조’로의 재편을 촉진할 것이다. 이제 ‘생활권계획’이라는 공간계획을 법정계획으로 다룰 때가 된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디지털 플랫폼 위에, 그것도 모바일 플랫폼에서 이루어짐에 따라 모바일기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불편과 손실을 보게 된다. 디지털 기기를 보유하지 못하거나,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사용교육, 사용지원, 기기렌탈 등의 서비스를 지원해주는 디지털복지(digital welfare)가 필요하다. 주민센터ㆍ관리사무소ㆍ공공청사 등에 디지털지원센터를 설치하여, 디지털 복지를 지원해주자.

역사 속의 팬데믹은 되풀이된다고 한다. 새로운 팬데믹이 오면, 도시는 또 다른 적응을 모색하며 진화할 것이다. 적시생존(適市生存), 적응하는 도시가 살아남는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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