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월미도의 달을 삼키다

반달 꼬리에 봄바람 불자 벚꽃이 민어 비늘처럼 휘날린다.

조개 잡으시던 어머니 땀 냄새 맡으며 월미도를 걷는다.

모퉁이 돌면 소월미도가 보이고 파란 바다는 여전히 젊다.

동산의 연인은 낯설지 않고 늙은 무릎 뚝뚝 소리가 설다.

금방 잡힐 거리인데 헐떡 소리가 벚꽃에 붙었다 떨어진다.

밤게 잡는다 구멍 파다 보면 얼굴에 하늘이 내려앉는다.

노을이 영종도에 배경이 되면 다랑어가 반달을 끌고 와서,

벚꽃을 바다에 뿌리고 월미도 달을 초간장에 찍어 삼킨다.

 

 

김영진

2017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달보드레 나르샤)

(옳지, 봄). 제4회 아라작품 수상. 제11회 리토피아 문학상 선정.

계간 (아라문학) 편집위원.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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