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관리ㆍ노력으로 주전 중견수로 20년 롱런 ‘성실맨’
“마흔이 넘어서도 현역으로 뛸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한해 한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중견수 김강민(39)은 불혹에 접어든 올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고령 야수로서 팀의 재도약을 위해 ‘분골쇄신’ 하겠다고 밝혔다.
김강민은 2001년 SK에 입단해 2000년대 중후반 ‘SK 왕조’의 주축 외야수로 활약했다.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에서 나오는 레이저 송구는 ‘짐승 수비’로 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김강민은 올해도 SK의 중견수로서 한동민(31), 고종욱(31), 최지훈(23) 등 후배들과 함께 외야를 지킨다. 중견수는 빠른 발과 강한 어깨가 요구돼 노쇠화가 시작되는 순간 밀려나기 쉬운 포지션이다. 마흔이 넘어 중견수로 뛰는 사례는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흔치 않다.
지난해 김강민은 122경기 중 110경기를 중견수로 출장해 리그 전체 5위에 올랐다. 그 보다 많은 경기를 출장한 배정대(KT), 정수빈(두산), 알테어(NC), 박해민(삼성)은 모두 20대 중반~30대 초반으로 젊다.
김강민은 “체력이 부칠 경우를 대비해 비시즌 기간 웨이트트레이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젊었을 때는 아파도 금방 나을거라 생각했지만 이젠 아프면 끝이라는 생각에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강민은 최근 하체 근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체 근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비와 타격 모두 무너진다는 생각에서다.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수비 훈련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편 김강민은 지난 시즌 12홈런을 때려내 팀내 홈런 4위에 오르며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통산 좌투수 상대 타율이 0.304인 점도 베테랑 김강민의 가치를 돋보이게 한다. 그는 “좌투수의 공이 우투수보다 더 오래 보여서 자신감을 갖고있다”라며 “나이가 들면서 투구 반응속도가 느려져 이전보다 더 확실한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낸 대졸 신인 최지훈과 정진기(28) 등 중견수 후배들이 좀 더 끈질기게, 다치지 않고 플레이 해주길 바란다면서 열정과 건강이 뒷받침 된다면 롱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강민은 “언제 은퇴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라 매년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시즌에 임한다. 올해도 100경기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과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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