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마음의 방역, 치유농업을 만나다

코로나19가 일상이 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짐에 따라 우울증, 무기력 등이 생겨났다. 불안한 일상이 지속되자 우울한 ‘코로나 블루’를 넘어, 분노 또는 암담한 감정을 느끼는 ‘코로나 레드’와 ‘코로나 블랙’까지 나타났다.

마음의 방역에도 비상이 걸린 가운데 ‘치유농업’을 중심으로 건강과 위로를 건네 줄 농업분야의 새로운 계기가 열리는 듯하다.

연초 여러 농업전망에선 코로나19 이후 건강, 면역, 친환경, 힐링 등의 키워드 수요와 인식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친 심신으로 편안한 힐링장소를 찾아 떠나고자 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농촌체험마을’, ‘치유마을’, ‘휴양마을’ ‘힐링마을’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치유농업은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를 이용해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을 의미한다. 그 범위는 채소와 꽃 등 식물뿐만 아니라 가축 기르기, 산림과 농촌문화자원을 이용하는 경우까지 모두 포함한다. 일반 농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농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의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농업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즉 체계화된 프로그램 하에서 농사일을 치유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농업선진국에서는 치유농업, 사회적 농업, 녹색치유농업, 건강을 위한 농업 등 다양한 용어로 표현하며 본질적으로는 ‘치유를 제공하기 위한 농업의 활용’이라는 의미가 있다.

최근엔 경기도에서 치유농업(사회적농업) 국내 1호 박사가 나올 정도로 치유농업은 우리 농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사회트렌드로 자리 매김 중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우리의 ‘농촌다음’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게 할 미래농업분야로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인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가족캠핑 붐이 일자 부근의 직거래 농산물 판매장이 자연스레 열렸고 자연과 건강을 동시에 즐기는 경험을 도시민에게 선물했다. 이처럼 지역의 풍광이나, 특산물, 유적지, 전통문화를 활용해 치유농업의 산업화를 꾀하거나, 마을기업 등과 협력을 통한 치유농업 비즈니스 모델 등도 발전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농업과 농촌은 새해에도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질 향상에 매진하여, 국민이 마음과 일상을 위로하고 건강하게 보듬을 것이다.

박영주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전략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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