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사랑고교동문연합회’와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가 인천시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말 제5회 ‘인천사랑음악회’를 열었다.
해마다 천 명이 넘는 시민들이 와서 함께 즐기던 음악회였지만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관중 행사로 열어야 했다.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얼마 전 편집 영상을 유튜브 방에 올려 시민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음악회의 주제는 ‘우리들의 인천’이었다.
출연진을 인천 출신 음악인들로 짰고, ‘나에게 인천이란?’이라는 질문을 그들에게 던졌다. 또 될수록 인천과 관련된 노래를 공연에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인천 출신 최영섭 선생이 작곡한 가곡 ‘그리운 금강산’, 테너 송근혁 씨가 음악회의 맨 끝에 부른 「미래의 도시 (인천)」, 그리고 널리 알려진 유행가 ‘연안부두’가 나왔다.
하지만 공연을 보고, 영상을 편집하는 동안 못내 아쉬웠다.
시민 누구나 잘 알고, 즐겨 부를 만한 ‘인천의 노래’가 딱히 없다는 점이 그랬다.
‘그리운 금강산’은 인천을 노래한 것이 아니고, ‘미래의 도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데다 부르기가 쉽지 않다. 고(故) 박경원 선생이 불러 월미도에 노래비도 서 있는 가요 「이별의 인천항」이 있다지만 너무 철 지난 노래라 젊은 층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그나마 김트리오가 부른 「연안부두」를 인천의 노래로 우선 손꼽을 만한데, 문제는 ‘연안부두=인천’이라는 등식(等式)을 세우기가 다소 곤란하다는 데 있다. 이는 ‘연안부두’라는 단어가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이기 때문이다. ‘바다나 강에 닿아 있는 육지’가 연안(沿岸)이니, 이런 곳에 있는 부두라면 전국 어디에 있든 ‘연안부두’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근린공원’이라는 단어가 고유명사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이 노래가 인천 연안부두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하고, 이 때문에 인천 연고 스포츠팀들의 응원가로도 오래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가사만으로는 인천을 노래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른 지역 응원가로 불린다는 ‘부산 갈매기’나 유명한 가요 ‘서울 서울 서울’ 같은 노래만큼의 확실한 정체성(正體性)을 갖지 못한 셈이다.
그렇다고 예전에 시가 몇 번 시도했지만 시대착오적이어서 시민들의 호응을 전혀 얻지 못한 ‘관제(官製) 인천노래 만들기’를 또 할 필요는 결코 없다. 코로나19로 온통 난리인 판에도 신경을 써야 할 만큼 시급한 일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언제이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해 어디서나 흥얼거리고, 또 함께 부를 수 있는 확실한 ‘인천의 노래’가 생기기를 기다려 볼 뿐이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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