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백신 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접종 제외…전문가들 “불신 높일 듯”

▲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을 맡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2~3월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최우선 접종대상에서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 제외됐다. 정부는 다음 달께 확보되는 고령층에 대한 백신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자료를 검토하고 난 뒤 접종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이달 초 정부가 첫 접종 대상으로 고령층이 지목한 만큼, 정부의 예방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5일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우선 요양병원ㆍ요양시설 등 고령층 집단 시설의 65세 미만 입원ㆍ입소자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AZ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다. 만 65살 이상 연령층에 대해서는 3월 말께로 예상되는 백신의 유효성에 대한 추가 임상 정보를 확인한 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종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식품의약안전처는 지난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허가하면서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기재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관련 임상 통계자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추진단은 “지난 11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AZ 백신이 안전성과 면역원성이 확인됐고, 중증질환 및 사망 예방효과도 확인돼 중증 진행과 사망 감소라는 예방접종 목표에 부합하는 백신이라는 점은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이 된 65세 이상 연령층 접종여부에 대해선 “65세 이상 연령층에서 백신 효능(유효성)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 입증이 부족한 데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능 논란은 국민과 의료인의 백신 수용성을 떨어뜨려 접종률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부의 결정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 65세 이상에 대해 우선 접종이 이뤄지지 않으면 방역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AZ 백신 효과에 대한 불신을 높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가장 위험한 그룹이 65세 이상이며 특히 요양원 계신 분들은 연령과 상관없이 먼저 맞히는 게 필요한데, 정부는 연구자료가 나올 때까지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면서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불안을 달래는 의미에서는 기다릴 수 있다고 보지만, 오히려 지금의 조치가 백신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1분기 접종) 계획이 다 어긋난다는 점에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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