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전력분석팀이 말하는 ‘데이터야구’

“눈과 숫자의 괴리 줄이는 게 우리 역할”

“데이터야구가 트렌드라지만 데이터를 강요하기보다는 현장 정보와의 조화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19일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만난 SK 전력분석 매니저들은 선수들의 투구와 타격시 랩소도 장비를 이용해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랩소도 장비는 투구와 타격시 홈플레이트 앞 부분에 설치했으며 태블릿PC에는 투구와 타격 정보들이 담겼다.

박윤성 매니저는 “투구 정보로는 구속, 회전수, 투구 위치, 공의 수직ㆍ수평 움직임, 회전축, 회전효율 등이 나타난다”라며 “회전효율의 경우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용어인데 공의 회전이 실제 움직임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 지를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박 매니저는 한태훈 매니저와 함께 매일 선수들의 투구ㆍ타격 정보를 취합해 정리 후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전달한다. 선수단에게 자료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특정 요소를 강조하거나 지적하기보다는 조언을 통해 선수들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게 돕는다.

한 매니저는 “현장에서의 감만 믿는 시대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데이터에만 매몰되는 현상도 옳진 않다”라며 “예를 들어 투구 정보를 전달할때도 회전수에만 집착하는게 아니라 구속과 제구가 전제된 상태에서 기타 수치를 설명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타격에 있어서는 한승진 매니저가 설명을 이어나갔다. 한 매니저는 “최근 몇년 사이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타자들의 스윙 발사각 열풍이 불었고 국내 선수들도 발사각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라며 “전력분석 매니저들은 선수에게 특정 각도로 타격하길 강조하지 않고 선수가 좋은 타격을 보인 시기의 데이터를 취합해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전달, 저언하는 역할을 한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올해 팀 투수진의 다크호스로 외인 르위키와 이태양, 김정빈을 지목했다. 르위키의 경우 속구의 수직 움직임이 좋아 공이 떠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주 무기인 커브의 수직, 수평 움직임도 뛰어나 낙차가 크게 보여 타자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태양도 큰 키와 높은 타점에서 공을 뿌리는 유형이라 속구의 수직 움직임이 수준급이다. 김정빈은 주 무기인 체인지업은 물론, 올해 구사빈도 증가를 선언한 커브의 움직임이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평이다.

박 매니저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투구영상까지 활용해 선수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려 한다”라며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보인 시기 몸의 움직임과 각도를 파악해 매커니즘 이해를 돕는다면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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