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에 수출기업 비상’, ‘환율 하락으로 고민 깊어진 해외주식 투자자’
이는 지난해 12월 원달러 환율이 2년 6개월 만에 1천100원 아래로 내려가자 언론에서 다룬 기사 제목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수출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고, 해외주식을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은 달러화 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들 것을 고민한 것이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에 따라 경제주체들은 이익을 보기도 하고 손실을 입기도 한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알아보고자 한다.
단기적으로 환율은 환율 방향에 대한 기대, 뉴스 등에 따라 움직인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면 달러를 미리 매수해 차익을 누리고자 한다. 이러한 기대가 한 방향으로 쏠릴 경우 일시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또한 뉴스는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기대에 영향을 미쳐 원달러 환율을 변동시킨다. 지난해 3월19일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심리 확산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1천285.7원까지 상승했으나 그날 밤 한국은행과 미 연준의 통화스왑계약 체결 소식이 발표되면서 다음날 원달러 환율은 39.2원 하락했다. 환율은 이러한 경제 뉴스뿐만 아니라 정치, 국제관계 등 다양한 분야의 뉴스에 따라 움직인다.
중장기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대외거래, 국내외 물가수준 변화, 생산성 변화 등이 있다. 환율은 상품의 수출입, 서비스거래, 자본거래 등 대외거래의 결과에 따라 변동한다. 국제수지가 흑자를 보이면 외환의 공급이 늘어나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는 반면 국제수지가 적자를 보여 외환의 수요가 늘어나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가치 하락)한다. 또한 환율은 국내외 물가수준 변화를 반영한 상대적 구매력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햄버거 가격이 1천원에서 2천원으로 오를 경우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햄버거 개수는 10개에서 5개로 줄어들어 그만큼 원화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원화의 가치도 하락하게 된다. 그리고 한 나라의 생산성이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르게 향상될 경우 해당 통화의 가치는 올라간다. 한 국가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더 싼 값에 재화를 공급할 수 있게 돼 국내 물가가 하락하거나 자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대해 자국 통화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이처럼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시계별로 매우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통화의 상대적인 값인 환율은 국가 간 여건 차이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환율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 변동은 손익과도 연결되는 만큼 경제주체들은 환율 변동요인을 점검해 보고 환율위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주영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금융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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