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보이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백신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의료 당국은 11일 AZ백신을 맞은 간호사가 심각한 혈액 응고 장애로 사망하면서 자국 내 해당 백신 접종을 일부 중단키로 했다. 유럽 내에서 AZ백신 접종을 중단한 국가는 오스트리아와 에스토니아 등 5개국으로 늘었다.
외신을 통해 이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자 시민들 사이에선 불안감에 휩싸였다. 의료진 가족을 둔 J씨(29ㆍ고양시)는 “오스트리아처럼 우리나라도 사망자가 나왔을 때 어떠한 조치라도 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장 이번 주말 가족이 백신을 맞는데, 막을 수만 있다면 막고싶다”고 우려했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 인정 및 보상이 정말로 가능한지 의구심이 듭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시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청원인은 ‘기존에 기저질환이 없던 20대 남성이 AZ백신 접종 후 척수염 증상으로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라고 주장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4일 예방접종 후 당일 나타난 증상이 심해져서 입원 치료 중인 사례”라며 “접종 초기인 5일에는 (이상반응을) 신고한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과 관련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사례는 아직 인과성에 대한 피해 보상 신청이 접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이날 AZ백신 접종 대상을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 역시 일부 시민들은 반겼으나 상당수가 부작용을 염려했다.
수원시의 한 요양병원 간호사 L씨(41)는 “지난주 백신을 맞았는데 고열, 근육통, 오한 등으로 고생했다”면서 “지금도 피로감이 이어지고 있어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 면역력이 좋지 않은 고령 환자들이 견딜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부작용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접종 회피 분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AZ백신의 접종 후 고열, 통증, 근육통 등 경미한 부작용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관찰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좋지 않은 소문이 알음알음 퍼지고 있는데, 결국 이 소문들이 기존 AZ의 논란과 결부돼 향후 백신 접종률을 떨어트릴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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